데드라인 D-6, 無근거 트레이드소문에 멍드는 선수들

입력 2018-07-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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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의 트레이드 마감일은 7월 31일이다. 정확히 6일 뒤다. 매년 이 기간만 되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드와 관련된 소문이 퍼진다. 실제로 이 시기에는 구단간 트레이드 논의가 다른 때보다 활발한 것이 맞다. 그러나 팬들의 ‘바람’이 담긴 근거 없는 소문도 부지기수로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여기에 언급된 선수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야구 팬심의 문제와도 궤를 같이한다.

최근 한 야구 커뮤니티에는 “지방 구단 A의 투수 B와 수도권 구단 C의 야수 D가 맞트레이드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트레이드 발표 시기에 ‘전격’이라는 단어를 붙여 꽤 그럴싸하게 포장한 글이었다. 반응은 불 보듯 뻔하다. 응원하는 팀의 선수를 치켜세우고,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언급된 선수를 평가절하한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의 이름까지 거론한다. 결과적으로 이는 사실무근이었다. A구단 관계자는 24일, “굳이 틀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고, 해당 선수측도 “금시초문”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는 근거 없는 트레이드 소문이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이 같은 소문의 대부분은 거짓이라는 반응이다. 소문을 내는 이들의 특징은 구단관계자 또는 선수의 지인임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에 한 구단 운영팀의 핵심 관계자는 “구단관계자들은 트레이드와 같은 사안을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며 “선수의 지인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없다. 소문으로 인해 해당 선수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지 않냐”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받는 상처도 생각보다 크다는 전언이다. 구단이 30개에 달해 트레이드를 일종의 비지니스로 받아들이는 메이저리그(MLB)와 10개 구단 체제의 KBO리그는 다르다. MLB는 선수를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세일’을 하지만, KBO는 트레이드가 활발하지 않다. 당연히 선수 입장에선 환경의 변화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경험한 한 선수는 “트레이드라는 단어만 봐도 놀라곤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방 한 구단의 관계자는 “트레이드 성사 직전에 무산된 사례도 무수히 많다”며 “실제로 트레이드 소문이 돌면, 선수들이 구단관계자에게 물어본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구단으로 이동하게 됐다는 ‘소문’에 기뻐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충격을 받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무엇보다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쓸 일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반갑지 않을 터”라고 설명했다. 근거 없는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는 일부 팬들의 ‘장난’에 애꿎은 선수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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