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극과 극 활약’ 박병호 vs 김현수, 이젠 팀 운명 걸고 타격 3관왕 건 ‘자존심 경쟁’

입력 2018-09-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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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왼쪽)-LG 김현수.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LG 트윈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이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대회 3연패에 성공한 대표팀은 이제 각자의 팀으로 돌아가 4일부터 다시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에 돌입한다.

어제의 동지가 순식간에 적으로 돌변하는 상황이다. 태극전사들끼리의 맞대결이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은 바로 대표팀의 화력을 담당했던 LG 트윈스 김현수(30)와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32)다.

둘의 대표팀 활약은 희비가 엇갈렸다. 박병호가 4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국가대표’ 4번타자의 위용을 보인 반면, 김현수는 6경기에서 20타수 3안타(0.150)를 기록해 고개를 숙였다. 태극마크 활약에 있어서 박병호의 압승이었다.

그러나 둘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만큼은 나란히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각종 타격지표의 상위권을 거의 양분하며 타격 다관왕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김현수는 ‘타격기계’의 정밀함을 3개 부문에서 과시하는 중이다. AG 브레이크 이전까지 타점·득점·안타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점은 101타점을 기록해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101타점)와 공동선두를 기록 중이고, 득점에서는 95득점으로 단독 1위, 최다안타에서도 164안타로 2위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150개)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박병호는 현재 두개 부문에서 1위다. 출루율과 장타율이다. 무려 0.451의 출루율을 기록해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임을 증명했다. 장타율도 0.704를 기록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유일하게 7할 대 장타율을 기록하는 중이다. 홈런 부문에서는 33개로 2위를 달리고 있는데, 현재의 상승세로 따져 볼 때 1위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7개)과의 격차도 금새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의 특성상 현재의 흐름을 이어가면 언제든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다.

둘의 타격 다관왕 경쟁이 현재까지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둘이서 타이틀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부문은 득점과 출루율 정도다. 현재의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둘이서 타격 3관왕을 나눠 차지할 수도 있다.

KBO리그 타격 3관왕은 2016년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다. 2016년 삼성 소속이던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가 타격·안타·타점 부문을 모두 휩쓸며 세 개 부문에서 타이틀을 챙겼는데, 2017년에는 SK 최정이 홈런과 장타율에서만 1위를 기록해 2관왕에 그쳤다.

김현수와 박병호는 LG와 넥센의 4번타자 역할을 각각 맡고 있는 핵심 선수들이다. 소속팀의 일원으로 돌아가 뜨거운 화력 경쟁을 펼칠 이들이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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