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6년 만 복귀, 母 이나영”…‘뷰티풀 데이즈’, 부산서 첫 공개(종합)

입력 2018-10-04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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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현장] “6년 만 복귀, 母 이나영”…‘뷰티풀 데이즈’, 부산서 첫 공개(종합)

이나영의 6년만 복귀작, 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부산에서 첫 베일을 벗었다. 모성애로 뭉친 캐릭터를 연기한 이나영의 마음가짐은 이전과 달랐다. 실제로 출산 이후 ‘뷰티풀 데이즈’로 복귀하면서 자신이 느낀 모성애를 떠올리며 더욱 풍부한 연기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4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연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그리고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윤재호 감독은 “저희 영화는 오랫동안 헤어진 아들과 엄마가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가족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뷰티풀 데이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나영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뷰티풀 데이즈’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다. 아무래도 여러 장소,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도 여러 비극적인 상황들이 있었음에도 자식이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를 맡았다”고 말했다.

또 출산 이후 ‘뷰티풀 데이즈’를 촬영하면서 모성애 등이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상상만으로 했던 감정들이, 지금도 다 공감할 수는 없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일부분이 생겼다. 감정 부분에서는 대본이 워낙 좋았다. 촬영도 워낙 나이대별로, 장소나 시대별로 겪어야하는 상황들이 누적돼서 감정을 표현하기에 수월했다”고 회상했다.

윤재호 감독은 이나영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캐스팅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캐스팅에 신중하게 진행했다. 이나영은 책을 줬을 때 흔쾌히 만나자고 하셔서 영화에 대해 그때부터 이야기를 했다. 이나영 선배의 전작들을 봤을 때 내가 찾고 있던 엄마의 느낌, 무언가 엄마이면서도 젊은 여인이면서도 다른 느낌의 엄마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때 이나영 선배님이 흔쾌히 해주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재호 감독은 “장동윤 배우는 캐스팅 진행할 때 무언가 이나영과 닮은 느낌도 있었다. 이미지가 굉장히 독특하고 개성 있던 분이었다. 그래서 캐스팅을 진행했다. 같이 촬영을 하면서 내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또 다른 표정으로, 분위기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들을 많이 같이 촬영하면서 진행했다”고 장동윤 캐스팅과 이나영의 연기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11년부터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에 대해 작품을 많이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분단, 가족에 대한 주제로 영화로 만들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 시나리오를 쓰게 된 이유는, 파리에 있을 때 조선인 아주머니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였다. 그 이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탈북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 중 한 분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3년 간 찍었었다. 그 영화를 만들면서 계속 ‘뷰티풀 데이즈’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완성하고 난 다음에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실존 인물을 많이 접하다 보니 그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다. 다큐멘터리에서 할 수 없던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질문과 의미들을 영화 속에서 은유적인 표현으로 많이 심어놓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라고 제목을 정한 이유에 대해 “영화를 편집하면서 제목을 정했다. 원래 원작의 제목은 ‘엄마’였다. 영화를 편집하고 만들기 시작하면서 실제로 ‘뷰티풀 데이즈’라는 아이러니한 제목이 더 좋았다. ‘뷰티풀 데이즈’가 희망을 표현하기도 하고, 기대감을 주면서도 그것에 대한 설렘 같은 게 있었다. 반면에 엄마의 이야기는 반대였다. 또 아들이 바라는 희망 같은 미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아이러니한 제목이 좋았다. 긍정적인 면과 실제로 보이는 모습에서는 우울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엔딩은 오픈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 것 같이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단순히 엄마라는 이미지로 생각을 안 했다. 대본에서 보여주는, 이 친구가 처한 상황들과 겪어야 하는 상황들이 쌓이면서 누적된 감정들과 현재 엄마가 보여주는 담담함이 대본에 많이 표현돼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연기도 회상에서부터는 조금 더 표현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오히려 현재로 다가오면서는 사건들을 겪으며, 조금은 통달 아닌 통달을 하게 됐다. 이 여성이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방식을 표현해야하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말했다.

장동윤은 연변사투리와 중국어로 연기한 것에 대해 “언어를 능숙하게 해야 했다. 선배님들과 같이 배우곤 했다. 워낙 먹을 걸 좋아해서 대림동에 중국 음식을 먹으러 자주 갔다. 영화를 하기로 하고 나서, 자주 가던 중국 슈퍼마켓에서 연변 사투리를 배울 수 있는 분이 있나 알아봤다. 아직까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분이 있다. 그 분에게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서도 달라서 그런 것들을 익히는 등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공백기라면 공백기이지만, 항상 영화 연기를 생각했던 건 계속이었다. 항상 고민했던 것 같다.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자신 있게 관객들과 어떤 이야기로 다시 만나면 좋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본의 아니게 시간이 길어졌다. 그럴 때 ‘뷰티풀 데이즈’ 같은 대본을 보게 돼서 선뜻 하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다. ‘뷰티풀 데이즈’는 한 탈북 여성이 겪는 스산한 삶을 그린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여성의 차마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연을 그린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부산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79개국 323편의 초청작이 상영된다. 개막식인 오늘 오후에는 개막식 및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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