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소송…“미성년자 때 성폭행 당해”vs“사실과 달라”
배우 조재현이 또다시 성 추문에 휩싸였다. 한 여성이 과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텐아시아는 법조계의 말을 인용해 2004년 자신이 미성년자였던 시절,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A 씨가 조재현을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최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7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A 씨는 이 소장에서 자신이 만 17세이던 2004년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채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뒤늦게 소장을 접수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조재현의 법률대리인 박헌홍 변호사는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소장에 적시된) 그 자체 내용으로만 보면 심각할 수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 이미 조정위원회에 회부돼 ‘화해 권고’ 결정이 난 사안이다. 판사가 (고소인 측에게) 소를 취하하라고 했으나, 이에 불복하고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송 제기가 들어온 후 여러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이와 관련한 답변서를 제출했다”며 “법률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청구”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문화·예술계로 번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현은 배우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처음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될 당시 조재현은 “처음 나에 대한 루머는 ‘극장주 겸 배우’라고 거론하며 ‘막내 스태프를 무릎 위에 앉히고 강제로 키스를 했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과 다른 면이 있어 난 해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다른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 역시 당황스러웠고 짧은 기사 내용만으로는 기억을 찾기 힘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건 음해다’는 못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또 사실과 다른 내용의 추측성 기사도 일부 있어 얄팍한 희망을 품고 마무리되길 바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성보다 아주 치졸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 과거의 무지몽매한 생각과 오만하고 추악한 행위들과 일시적으로나마 이를 회피하려던 나 자신이 괴물 같았고 혐오감이 있었다. 고백하겠다. 난 잘못 살아왔다. 30년 가까이 연기 생활하며 동료, 스태프,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다. 나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 난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 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겠다. 일시적으로 회피하지 않겠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 지금부터는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겠다. 정말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MBC ‘PD수첩’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을 둘러싼 ‘미투’ 운동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의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추가로 늘어났고, 이를 바라보는 조재현의 자세도 달라졌다. 조재현은 지난 6월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재일교포 여성을 상습 공갈과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