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없는 남녀주연상…이젠 ‘연기력의 시대’

입력 2018-10-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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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의 이성민(왼쪽)-‘미쓰백’의 한지민. 스포츠동아DB

‘공작’ 이성민, 3개 영화상 독차지
‘미쓰백’ 한지민은 영평상 주연상


‘공작’의 이성민과 주지훈, ‘미쓰백’ 한지민과 권소현, ‘허스토리’ 김희애, ‘독전’ 진서연….

올해 영화상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수상 트로피를 거머쥔 이들이다. 10월 부일영화상을 시작으로 22일 대종상, 11월13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등 시상식에서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수상 명단을 썼다.

이성민은 ‘공작’으로 위에 거론한 세 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독차지했다. 그와 함께 연기한 주지훈도 부일영화상과 영평상 조연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지민과 권소현은 나란히 영평상 주연상과 조연상을 나눠가졌다. 김희애는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진서연은 대종상 여우조연상으로 스크린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수상 명단은 지금까지 스크린 관객에게 낯익은 톱스타급 배우들의 면면을 제친 성과로 기록된다. 그만큼 이들이 올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력소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각기 평가 기준이 달랐을 영화상 심사위원단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친 결과이지만, 이들의 면면은 한국영화 속 배우 지형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이끌어내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각 영화상 수상자 명단을 통해 배우의 활용폭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말했다. 흥행 파워를 지녔다고 인정받는 일부 톱스타급 배우들에게 집중됐던 연기의 기회가 이제 실력으로 관객의 인정을 받은 또 다른 이들에게도 분배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톱스타급 배우나 감독을 캐스팅하지 않으면 제작비를 투자받는 게 그리 녹록하지 않다. 시상식 수상자들이 거둔 성과만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우의 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보는 건 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들의 성과가 더 폭넓은 캐스팅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 시상식은 음악상과 조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스태프 대신 낯선 사람이 상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리수상을 전제로 주최 측이 사전 섭외한 인물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종상은 다시 한번 체면을 구겼다. 또 적지 않은 부문상의 대리수상 등 미숙한 진행도 관객의 실망감을 자아내며 영화상으로서 권위를 되찾겠다는 주최 측의 다짐을 무색케 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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