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한국마사회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국마사회는 오후 5시50분이면 퇴근을 준비하라는 사내 안내방송이 나온다. 김낙순 회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재촉한다. 가끔 오후 6시 쯤에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 퇴근안한 직원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만약 그때까지 일하는 직원이 있으면 그날은 해당 부서장이 많이 혼나는 날이다. 회장의 퇴근 재촉에 10개월 정도 시달린(?) 직원들은 이제 정시퇴근이 정착됐다. 불필요하고 관습적인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하라는 지시도 업무량이 10% 줄어든 것도 정시 퇴근의 일등공신이다.
● “직원들이 외톨이가 됐어요.”
마사회는 업무 특성상 직원의 90% 이상이 주말에 근무한다. 물론 대체휴일은 있다. 김 회장은 10년, 20년 근무한 직원들이 사회적으로 외톨이가 된다고 걱정한다. 주말에 열리는 가족행사나 친구 모임에 참석 못해 본의아니게 ‘나홀로족’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의 생활반경이 좁아져 폐쇄적인 사고방식을 가질까봐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직원들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인문학 초청강의를 실시하고 오페라와 같은 문화공연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 “뭐니 뭐니 해도 승마가 최고죠.”
김 회장이 가장 좋아하고 주위에 권하는 건강관리 방법은 승마다. 마사회 부임 전까지 신체적, 정신적으로 치료효과가 있는지 의구심이 있었는데, 직접 경험하면서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알게됐다고. 전부터 고생하던 허리 통증도 승마 덕분에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마사회는 직원들이 업무 시작 전인 오전 7시에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승마뿐 아니라 축구 탁구 음악밴드 등산 등 사내 동아리 문화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직원들이 즐거운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