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 건질 수 있는 곳이 최고!”

입력 2018-10-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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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린 올드타운에서 포토 포인트로 유명세를 누리는 성 캐서린 골목. 중세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분위기가 매력이다. 올레비스데 교회에서 본 탈린 올드타운. 전망대나 교회 첨탑에서 찍는 시가지 전경은 이제 유럽여행 인증샷의 필수 컷이다. 전도연·공유 주연 영화 ‘남과 여’에 나온 레스토랑 에프호네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관광객(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탈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혼행·FIT·SNS가 일으킨 여행 트렌드 변화

SNS 인증으로 여행경험 공유 대세
인구 45만 탈린, 유럽 포토명소 부상
‘나만의 여행’ 입증, 차별화 매력 중시


“이번 여행에서 인생샷 건졌습니다.”

인터넷 블로그나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국내외 여행지를 가리지 않고 요즘은 개별자유여행(FIT)이나 혼행(혼자서 여행)이 대세다. 또한 여행지의 감동이자 재미를 SNS를 통해 인증하는 것도 절대 빼먹으면 안되는 필수적인 요소다.

트렌드가 달라지다 보니 선호하는 여행지도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파리, 로마, 뉴욕 같은 유명여행지가 인기 높지만,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곳들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 SNS로 지인들에게 자신의 여행을 소개하고 자랑하기 딱 좋은 이른바 ‘사진발’이 뛰어난 곳들이다. 여행사들도 인지도, 지명도 높은 명소 중심 외에 이런 ‘포토 명소’들을 발굴해 상품으로 기획하는 데 적극적이다.


● 차별화된 매력과 통신 인프라, 탈린의 교훈

발트해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이런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유럽여행에서 ‘핫한’ 여행지다. 이곳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포털사이트서 검색하면 “언제 이렇게 많이 갔지”할 정도로 많은 여행기를 발견할 수 있다.

탈린은 인구 45만 명의 작은 도시다. 서유럽 도시처럼 화려한 명품점과 대형 몰 등 쇼핑 인프라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미슐랭 별을 딴 레스토랑이 즐비한 미식 고장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올드타운’이라고 하는 잘 보전된 중세 유적 공간이 있다. 탈린이 젊은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마치 600여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모습을 렌즈에 마음껏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담한 공간에 2km 길이의 성벽과 26개 첨탑이 위치했고 그 안에 교회, 성당, 구시가지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어디선가 로빈훗이나 사자왕 리처드라도 나올듯한 고풍스런 분위기가 매력인 성 캐서린(카타리나) 골목이나 258계단의 첨탑에서 내려다보는 올드타운 전경을 자랑하는 올레비스데 교회는 SNS ‘인생샷’ 명소로 유명세가 높다.

올드타운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만나는 탈린역 인근 텔리스키비는 폐공장 지대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예술·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곳에는 전도연, 공유가 출연한 영화 ‘남과 여’의 촬영지였던 에프호네 레스토랑이 있어 요즘 탈린을 찾는 한국여행객들에게는 꼭 방문해(must visit)야 할 곳으로 꼽힌다.

탈린의 인기에서 눈여겨 볼 또 다른 점은 뛰어난 통신(인터넷) 인프라이다.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과 영상통화기업 스카이프가 탄생했고,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관공서를 이용하고 각종증명서와 투표도 할 수 있는 IT강소국이다. 그래서 올드타운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여행경험을 남과 공유하는 게 즐거움인 요즘 여행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인프라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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