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보이는 ‘행동’과 ‘소통’의 시너지…‘동네사람들’

입력 2018-11-0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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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하는 마동석·김새론 주연의 영화 ‘동네사람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무관심이 팽배한 세상에서 누군가 내 말에 귀 기울이고, 믿고, 심지어 행동으로 옮겨준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또 있을까.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은 그동안 마동석이 주력해온 작은 신념과 뚝심을 가진 소시민의 힘을 제대로 보이는 작품이다. 최근 출연작이 연이어 이어지는 데다, 대부분 힘을 과시하는 역할을 맡은 탓에 비록 ‘이미지 반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동석이지만 이번 작품은 그 의미가 보다 선명해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동네사람들’은 사라진 여고생을 찾으려는 교사와 제자의 이야기를 통해 겉으론 스릴러의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는 외피일 뿐이다.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자신의 가치관이 최선이라 믿는 기성세대와 세상을 향한 의문을 품은 10대의 ‘소통’에 더 방점을 찍을 만한 작품이다.

이는 마동석이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다. 매번 소재는 달리하면서도 그가 향하는 지향은 비슷하다. 돈과 권력은 없지만 자신의 소신은 굳건히 지키는 ‘사람냄새’ 짙은 이들의 이야기를 향한 열망이 그가 참여하는 여러 영화들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동네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동네사람들’은 지방 소도시가 배경이다. 여고생이 흔적 없이 실종됐지만 그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경찰도, 담임교사도 시큰둥할 뿐이다. 사라진 친구를 애타게 찾는 건 친구 유진(김새론)이 유일하다.

그런 학교에 체육교사 기철(마동석)이 부임한다. 유진과 사사건건 엮이던 기철은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실종사건에 의문을 품고 실마리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말을 믿어준 이의 작은 발걸음은 결국 세상이 감추려던 거대한 비밀을 밝혀내고야 만다.

영화 ‘동네사람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가 기획된 건 3년여 전이다. 평소 아이디어 넘치는 마동석은 자신과 오랫동안 협업해온 영화 제작진과 여러 논의를 거치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왔다. 그만큼 작품에 갖는 애정도 상당하다.

그 사이 마동석은 영화 ‘부산행’과 ‘범죄도시’를 통해 영화계에서 확고히 자신의 자리를 구축했다. 몸값이 높아지면서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준비해온 ‘동네사람들’을 향한 신뢰 속에 지난해 촬영에 나섰고, 완성작을 7일 관객 앞에 내놓는다.

영화가 익숙한 스릴러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남다른 개성을 발휘하는 대목은 교사와 학생 관계로 등장해 사건을 함께 추적하는 마동석과 김새론의 친근한 호흡이다. 이미 2012년 영화 ‘이웃사람’을 함께한 경험이 있는 둘은 기성세대와 10대가 특정 사건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보는 맛을 더한다.

한편으로 영화의 주요 배경인 여자고등학교 안에서 여고생들 틈에 섞인 마동석의 모습은 그 비주얼 자체가 이색적이다. 마동석에게도 이는 낯선 촬영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여고생 200명과의 촬영에는 실제로 배우가 아닌 여고생들이 참여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면서도 “의외로 학생들이 직접 애드리브를 할 정도로 연기를 잘해줬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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