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필승공식의 완성…산체스, ‘앙헬 타임’이 시작됐다

입력 2018-11-04 1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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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SK 산체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포스트시즌(PS)의 선발투수 교체 시기는 정규시즌보다 몇 박자 더 빠르다. 자연히 승부처에서 상대의 기세를 꺾어줄 핵심 셋업맨의 어깨가 무겁다. 앙헬 산체스(29·SK 와이번스)는 이번 가을 팀의 필승공식을 완성시키고 있다.

SK는 4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승리했다. 승리투수는 1.2이닝 2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세 번째 투수 산체스였다. 언뜻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한 두산 타선의 기를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SK 선발 박종훈은 2-1로 앞선 5회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후속 김택형이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부담스러운 상황, 산체스는 최주환 상대 초구로 바깥쪽 높은 속구를 택했지만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어진 득점권 위기에서 연속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다. 그러자 6회 공격에서 박정권이 역전 투런포로 화답했다. 산체스는 6회에도 안타와 볼넷 하나씩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플레이오프(PO) 3경기 3.1이닝 퍼펙트 투구에 이어 KS에서도 힘은 여전했다.

2016 메이저리그 PS의 화두는 ‘밀러 타임’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핵심 셋업맨 앤드류 밀러를 4회부터 마운드에 올렸다. ‘가장 강한 불펜투수를 9회에 낸다’는 편견을 깬 것이다. 당시 바뀐 패러다임은 지금도 단기전의 필승전략 중 하나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경기 전 “산체스가 마무리를 할 수도 있지만 등판 시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2~3이닝 투구도 가능하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산체스는 감독이 맡긴 필승 셋업맨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2018 KBO리그 PS는 ‘앙헬 타임’이 진행 중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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