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김태오 굿!’ KT 캠프 찾은 외인 인스트럭터의 감탄

입력 2018-11-0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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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백호(오른쪽)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서 외국인 인스트럭터인 샌디 게레로 코치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게레로 코치는 강백호의 재능과 자세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그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사진제공|KT 위즈

KT는 지난달 24일부터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즌 종료 직후 김진욱 감독과 결별했고, 코치진 7명과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마무리캠프 일정이 나온 상황에서 지도력 공백이 우려됐고, 외국인 인스트럭터 세 명을 초빙했다. 샌디 게레로(밀워키 더블A 타격코치)와 그렉 히바드(텍사스 더블A 투수코치), 후쿠하라 미네오(요코하마 2군 야수 총괄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후쿠하라 코치는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수비코치로 KBO리그를 경험한 반면 게레로, 히바드 코치는 한국과 인연이 처음이다.

게레로 코치는 “KT 선수들은 야간 훈련시간마다 나를 괴롭힌다. 선수가 코치를 괴롭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훈련에 대한 집중력이 좋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열정에 감명을 받는다”고 첫인상을 밝혔다.


● “강백호, 필더를 보는 것 같다”

게레로 코치는 ‘가장 놀라운 선수’를 묻는 질문에 곧장 “강백호(19)”라고 답했다. 게레로 코치는 강백호를 보고 프린스 필더(은퇴)를 떠올렸다. 2005년 밀워키에서 데뷔한 필더는 12시즌 통산 1611경기에서 타율 0.283, 319홈런, 1028타점을 기록한 거포였다. 세 차례 실버슬러거를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50홈런을 넘긴 바 있다. 2012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와 9년간 2억1400만 달러(당시 약 2264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특급 스타다.

필더가 마이너리그 시절, 그를 지도한 게레로 코치는 “내가 봤던 필더는 다듬어지기 전의 원석이었다. 지금 강백호는 그때의 필더에게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게레로 코치가 가장 놀란 점은 타격 기술이 아닌 프로 정신이었다. 강백호는 매일 훈련장에 오기 전, 그날의 계획을 짜오고 이에 대해 게레로 코치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교환한다. 게레로 코치는 “마치 베테랑을 보는 것 같다”며 “앞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 출신 코칭스태프와 훈련은 강백호에게도 낯선 경험이다. 그는 “인스트럭터의 합류를 처음 들었을 때는 ‘타격에 대한 화려한 기술’을 기대했다. 하지만 선진야구일수록 정교한 타격을 위한 무게중심 이동 등 기본기를 강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필요한 부분을 잘 흡수해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려 한다”며 “훈련 외적으로도 선수로서의 마인드 등을 더 배워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렉 히바드(왼쪽) 투수코치가 김태오(오른쪽)의 하체를 고정시키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 동기부여와 기술향상, 두 마리 토끼

투수 파트에서는 김태오(21)와 배제성(22)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태오는 후반기 선발진에 합류해 8경기에서 21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반면 배제성은 올 시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17시즌 도중 롯데 자이언츠와 2:1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했지만, 올해 3경기에서 4이닝 소화에 그쳤다. 김태오와 배제성 모두 2019시즌 선발진 진입을 위해 피나는 훈련 중이다.

히바드 코치는 “팔 스윙이 빠르고 공에 회전을 주는 능력이 우수하다. 또한 구속에 비해 볼끝이 위력적”이라고 김태오를 칭찬했다. 김태오는 “시즌 중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우가 잦았다. 히바드 코치님과 기구를 이용한 하체 고정에 신경 쓰고 있는데, 개선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감탄했다.

히바드 코치는 배제성에 대해서도 “좋은 체격조건과 유연한 투구폼을 볼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신체조건을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데, 투구동작에서 공에 좀 더 힘을 싣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캠프 캡틴’을 맡은 김진곤(31)은 게레로 코치의 황태자로 꼽힌다. 정확한 컨택 능력은 게레로 코치를 사로잡았다. 김진곤은 “밀어치는 타격이 약점이었다.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리고 비거리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견수 방면으로 밀어치는 방법을 게레로 코치님께 배웠다. 이후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이 나온다. 동기부여 효과도 크다”며 감탄했다.

3년 연속 최하위의 굴레는 올해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9위라는 성적에 KT가 만족해서 안 된다. 가장 먼저 마무리캠프에 출국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외인 인스트럭터를 거친 KT의 젊은 피들이 2019년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흥미로운 요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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