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현대·기아가 그랩에 3120억 파격 투자한 까닭?

입력 2018-11-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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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그랩 앤서니 탄 설립자 겸 CEO가 6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블룸버그 뉴이코노미 포럼

■ 성장가능성 무궁, 동남아 전기차·공유경제시장 잡아라

올해 3120억 투자, 단일 기업 최대
전기차 활용한 프로젝트 가동 예정
내년 초 전기차 200대로 공급 시작


현대·기아차가 동남아 지역의 ‘우버’라 불리는 차량호출 서비스(Car Hailing) 기업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동남아 지역의 공유 경제 및 전기차(BEV) 기반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행보다.

현대·기아차는 7일 그랩에 현대차가 1억7500만 달러(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 달러(850억원) 등 2억5000만 달러(284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500만 달러(284억원)까지 합치면 현대·기아차가 그랩에 올해 투자한 금액은 2억7500만 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외부업체에 투자한 액수 중 역대 최대다.


● 전기차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 가동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그랩과 함께 2019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동남아 주요국에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그랩의 앤서니 탄 설립자 겸 CEO가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만나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업의 첫 단계로 그랩 드라이버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그랩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시작한다. 내년 초에 현대 전기차 200대를 먼저 공급할 예정이다. 그랩 소속 운전자들이 회사로부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대여해 카 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내는 구조다.

양측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충전 인프라, 주행 거리, 운전자 및 탑승객 만족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전기차 카 헤일링 서비스의 확대 가능성과 사업성을 타진하고, 이후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 전기차 수요를 내년 2400여대 수준에서 2021년 3만8000대, 2025년에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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