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실책 10개…SK가 실수를 대하는 자세

입력 2018-11-0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열렸다. 5회초 무사에서 두산 양의지의 타구를 SK 김성현이 실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누구나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다. 이를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기느냐, 성장의 발판으로 삼느냐에 ‘내일’이 달려있다.

SK 와이번스는 후자를 택했다. 8일까지 올해 포스트시즌(PS) 8경기를 치르면서 실책 10개가 나왔다. 그러나 누구 하나 실수를 나무라지 않는다. 누구보다 미안할 당사자의 마음을 잘 알아서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선 5회 유격수 김성현, 6회 2루수 강승호의 실책이 나왔지만 선발 투수 메릴 켈리는 오히려 둘을 향해 격려의 손짓을 보냈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경기 후 “강승호의 타구엔 불규칙 바운드가 있었다. 김성현도 실책이 나오기 전 두 번의 훌륭한 수비가 있었다. 수비수를 믿는다”고 했다.

투수들은 야수진의 실수에 의연하다. 윤희상은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베테랑의 경우엔 모른 척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실책을 하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며 “ 먼저 ‘괜찮다’고 말해준다. 이후엔 마운드에서 무조건 더 막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외야수 김강민도 질책보단 칭찬을 더 많이 한다. KS 1차전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호수비를 펼친 강승호를 두고도 “PO 5차전에 큰 실책을 했는데, 수비 위치를 옮겨서도 좋은 수비를 했다. 대단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강승호가 종종 나오는 수비 실수에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PS를 치르는 힘이 된다.

투수조는 실수에 관한 재미있는 내기를 하고 있다. 땅볼 타구 수비 훈련 때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른 선수가 커피를 사는 식이다. KS 3차전에 앞서서는 투수조 막내 김택형이 벌칙으로 형들에게 커피를 대접했다. ‘힘내자’는 의미도 포함해서다. 실책이 곧 패배를 뜻하진 않는다. 평소 덕아웃 분위기가 좋은 SK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경기 중 벌어지는 작은 균열을 메우고 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