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생존사투, 서울 최용수호 꼭 필요한 성장통 될까?

입력 2018-11-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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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전통의 명문’ FC서울의 2018시즌은 우울하다. 장밋빛 미래를 꿈꿨는데 우승경쟁 대신 생존싸움에 내몰렸다. 구단 사상 최초로 스플릿 라운드 그룹B(7~12위)로 내려 앉아 자존심을 구겼다. 승강제가 시행된 이후 서울이 하위리그로 내려앉은 건 올해가 처음이라 충격은 대단했다.

다행히 급한 불은 껐다. 서울은 36라운드를 소화한 정규리그에서 9승13무14패(승점 40)로 9위를 기록 중이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직후인 24일 열릴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46)와 홈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생존하게 된다.

물론 이미 잔뜩 뻗힌 망신살은 피하지 못했다. 서울은 11일 안방에서 ‘꼴찌’ 전남 드래곤즈(승점 32)를 3-2로 꺾고 승점 3을 확보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VAR(비디오판독) 도움으로 얻은 두 개 페널티킥(PK) 찬스가 없었다면 서울의 무승 행진은 13경기까지 이어질 뻔 했다.

그래도 서울 최용수 감독은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경험의 가치’를 떠올리며 좋은 면을 생각한다. 전남전 킥오프를 앞두고 “이런 경기는 선수들과 나, 프런트 모두가 경험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성장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던 그는 경기가 끝난 뒤 “2-2로 끝났다면 참담했을 것이다. (이기긴 했으나) 지금 우리는 실망스럽다. 모든 구성원들이 우리의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독한 부진의 원인도 자신들에게서 찾았다. 심판판정 등 외부가 아닌 자기와의 싸움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는 얘기다. 서울은 최근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어렵게 득점한 뒤 쉽게 실점하며 승점을 놓친 경우가 잦았다. 상대가 잘한 것보다 서울이 못한 것이 훨씬 많았다. 전남전도 다르지 않았다. 최 감독이 “득점하면 금세 느슨해진다. 작은 실책이 늘어난다”고 경계했음에도 고질병인 수비 불안과 집중력 난조까지 겹치면서 고통스러운 90분을 보냈다.

“우리 스스로 준비를 잘 하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면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법”이라는 말을 최 감독은 선수단 미팅에서 거듭 강조한다. 내부를 되돌아보면서 잠시 위축된 자세를 곧추세우고,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서울은 지난 수년간, 큰 걱정 없는 시간을 보내왔다. 시련과 아픔, 상처도 적었다. 그러나 나름의 믿음이 있다. 사람이 고통과 역경을 견뎌내며 더욱 단단해지듯 서울도 지금의 시련을 통해 한층 탄탄한 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바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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