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배우 유연석이 13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 프레스콜에서 작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가오는 연말, ‘지킬 앤 하이드’, ‘엘리자벳’, ‘마틸다’, ‘라이온킹’ 등 유명한 작품들이 오르고 있는 이 때에 함께 무대에 오른 ‘젠틀맨스 가이드’는 묵직한 작품들 사이에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연출 김동연을 비롯해 배우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임소하(임혜영) 김아선 김현진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이 참석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이다.
2014년 토니어워즈 10개 부문 후보로 오르며 최우수 뮤지컬, 최우수 극본, 연출, 의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하여 7개 부문 수상, 외부 비평가 협회상 4개 부문 수상, 드라마 리그상 1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총 16개의 상을 거머쥐며 브로드웨이 4대 뮤지컬 어워즈 ‘베스트 뮤지컬’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동연 연출은 “코미디 장르는 뮤지컬로 하기 적합한 장르 중 하나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젠틀맨스 가이드’가 한국에 와서 좋은 배우들과 고급 코미디로 관객들 앞에 나선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을 만들며 집중한 점에 대해서는 “사람이 죽는데 웃어야 하는 희극성을 유지해야했다. 여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 사건이라기보다는 희극적인 요소로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몬티’의 일기장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재미있게 느끼게 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tvN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마치고 무대로 돌아온 유연석은 “차기작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뮤지컬을 선택하게 됐다. 이전에 했던 공연에서 느낀 감정이 너무 좋았고 메커니즘이 전혀 다른 무대에 바람이 잇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미국에 가는 비행기에서 대본을 보고 미국에서 음악을 들었다. 그 전까지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 작품을 안 하면 후회가 될 것 같았다”라며 “합류를 결정한 후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작품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볼거리도 다양하고 장르는 코미디지만 이야기는 무거울 수 있고 음악은 클래식했다.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오만석은 “아직 국내에 이런 작품이 많이 없어서 관객들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무게감을 두고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비극에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코미디도 마찬가지다. 세련된 코미디가 있는가 하면 B급 코미디도 있다. 개인적인 바람은 다양한 코미디가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걸 선보일 수 있다면 언제든 무대에 오르고 싶다”라고 말했고 배우들은 그런 오만석을 추켜세웠다.
오만석을 비롯해 9명의 ‘다이스퀴스’ 역을 맡은 배우들은 고충을 토로했다. 한지상은 “무대 뒤는 전쟁터다. 마치 안무를 짠듯이 의상을 벗으면 동시에 다른 분이 옷을 입혀주신다. 의상을 갈아입느데 15~20초 정도가 걸린다. 그렇게 퀵체인지를 잘하게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에게 우리가 무대 위에서 백조인 마냥 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만석은 “말투나 제스처 등으로 간략하게 변화된 모습으로 충분히 캐릭터가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한 핏줄이라서 같은 결의 인물로 보일 수 있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규형은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 정서에 맞추는 게 중요해서 아마 연습 중 60~70%를 거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 가사를 바꾸고 씬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공연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1월 9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쇼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