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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을 내린 ‘오디너리데이즈’도 그런 인연으로 만났다. 올해 3월 발매한 노을의 싱글앨범 활동이 6월에 마쳤고 잠시 활동을 쉬는 사이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올랐다.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는 뉴욕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갑갑하고 걱정스런 현실을 살아가는 네 명의 인물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나성호는 여자친구 ‘클레어’를 사랑해 평생을 함께하길 꿈꾸지만 과거 상처로 인해 ‘결혼’을 두려워하는 클레어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남자 ‘제이슨’을 연기했다.
나성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시쳇말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일상에서 벌어질 만한 일들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 꼭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매일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하루를 거창하게 보내는 것보다 얼마나 보람 있게 보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또 그렇게 모여서 10~20년이 되고 결국엔 한 사람의 인생이 되는 거니까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제 일상도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소중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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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 나성호는 ‘감회’보다는 ‘새로움’이 더 컸다. “‘오디너리데이즈’가 초연이라 그런 것 같다”라고 한 그는 “리딩을 하며 대본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가사나 장면들도 중간에 바뀌니 배우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더라. 초연작 배우로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라 생소했지만 그 만큼 재미도 있었다. ‘렌트’와 ‘영웅’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가 맡은 ‘제이슨’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유일하게 ‘전사(前史)’가 없어 배우들과 함께 어떤 인물일지 많은 생각을 했다. 대본에는 없지만 하나의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나갔고 자신만의 ‘제이슨’의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노력은 빛이 났고 원작자 아담 그완(Adam Gwon)에게 칭찬을 듣기도 했다.
“원작자 분이 미국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한 ‘오디너리데이즈’를 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본 게 한국 공연이 처음이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제게 노래를 참 잘한다고 하시며 어떤 배우보다 곡에 대한 이해력이나 가창력이 좋았다고 하셨는데 감사했죠.”
‘오디너리데이즈’에서 감성적인 연기를 펼친 나성호는 언젠간 코믹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발라드 가수라는 느낌이 강해서일까. 도통 웃긴 연기를 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무릎을 치며 “그래서 제가 억울하다. 재미있고 웃을 수 있는 거 할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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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데 연기를 하면서 제 감정이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오디너리데이즈’나 ‘영웅’을 할 때 활기찬 캐릭터를 한 건 아니라서 공연장 밖을 나와서도 그 기분이 삶에도 묻어나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활기찬 공연을 하면 어떨지 궁금해요. 제가 예상보다 장난도 많이 치고 웃긴 말들 많이 하거든요? 코믹 연기가 너무 갈급합니다.”
나성호는 공연을 마치며 ‘노을’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팬들이 많이 와주셨다”라며 “팬들 중에 ‘오빠 때문에 뮤지컬 처음 봤어요. 작품이 너무 좋았어요’라고 하실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절 보러 오신 것도 감사한데 작품 전체를 좋아해 주시니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노을’ 멤버로서의 모습이 가장 우선순위이지만 나성호는 뮤지컬 배우로서 한 발자국 나아겠다는 마음가짐도 있었다. 그는 “가수 나성호와 배우 나성호로 느낌은 너무 다르다. 각각 새로움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새롭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진 못하겠지만 뮤지컬 배우로서 나아고자 하는 마음은 있다”라고 말했다.
“시간과 기회가 동시에 온다면 1년에 한 작품씩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은 바람은 있어요. 몇 년의 한 번씩 하니 공백이 크잖아요. 그래서 다시 무대에 오르면 제자리에 있는 느낌도 들고요. 차곡차곡 작품 경험을 쌓고도 싶고요,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뮤지컬 배우로 또 돌아와야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