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로 복귀한 이승원, 18블로킹으로 OK저축은행 잡다

입력 2018-11-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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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이승원(왼쪽). 사진제공|현대캐피탈 배구단

10월 26일 안산에서 벌어진 두 팀의 첫 대결은 1라운드 최고의 화제경기였다. 하지만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의 2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두 팀의 사정은 달라졌다. 똑같은 6승3패로 2연패에 빠진데다 우리카드, 삼성화재의 기세가 무서워 자칫하면 상위 빅3에서 밀려날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이제 우리가 가진 것이 다 나왔다. 지금부터는 기본기 싸움이고 버티기다. 아직은 이민규가 아쉽다”고 했다. 아쉬움의 실체를 묻자 “어차피 리시브가 안 되면 공격수가 때리기 좋게 올려줘야 하는데 상대 블로커를 빼는데 먼저 신경을 쓴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하는 것인지 이제 배구에 눈을 뜨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해결법으로 단순함을 들었다. ‘simple is best’가 김세진 감독의 키워드였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패배의 충격은 모둔 감독이 똑같을 것이다. 1차전 때는 우리가 가진 상대 공략법을 다 보여줬다. 이원중 체제에서는 짜임새에 약간씩 틈이 있다. 그것을 보완해야 한다. 상대가 WS포지션의 전,후위 자리를 바꿔서 그에 맞은 공략법을 준비했다. 이승원은 오늘 상황을 봐가며 후위 때 투입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1세트 일방적으로 현대캐피탈의 리드가 이어졌다. 4개의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잘 덮었고 공격효율이 29%-3%로 차이가 컸다. OK저축은행은 “왜 모두들 그렇게 서둘러”라고 감독이 타임아웃 때 얘기할 정도로 선수들이 덤벼들었고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파다르는 1세트를 끝내는 서브에이스로 역대 최소경기 200 에이스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 이승원.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2세트 현대캐피탈이 이승원을 투입했다.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의 공격비중을 높이려고 4명 리시브체제로 활로를 찾았다. 8득점한 요스바니를 앞세워 12-7까지 리드했지만 13개의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20-20에서 전광인의 서브타임 때 3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3세트 OK저축은행이 18-13까지 도망갔지만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의 블로킹2개와 파다르의 공격을 앞세워 21-21까지 추격했다. OK저축은행은 3연패의 위기에서 조재성이 천금같은 에이스와 78%의 공격점유율, 11득점을 기록한 요스바니의 공격 2득점으로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4세트 두팀 세터의 연결은 외국인선수에게 몰렸다. OK저축은행이 23-21로 앞섰지만 현대캐피탈은 파다르의 서브타임으로 추격했다. 23-22에서 김세진 감독은 “파다르의 서브가 강하면 어차피 점수 먹는 거야. 괜찮아”라며 선수들을 달랬다. 그 배짱이 대단했다. OK저축은행은 문성민의 공격을 요스바니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한숨을 돌렸고 운명의 5세트로 경기를 이어갔다.

5세트 초반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이 4개 봇물처럼 터졌다. 김재휘가 3개를 기록했다. 스코어는 7-3으로 벌어졌고 그 것으로 경기의 승패는 갈렸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2(25-19 25-22 22-25 23-25 15-7)로 승리하며 시즌 7승째(승점19)를 따내며 2위를 지켜냈다. 파다르는 9-4에서 서브에이스로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순간 체육관은 홈팬의 함성이 터졌다. 파다르는 35득점(55% 공격성공률)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18개의 블로킹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의 높이는 36득점하며 54%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던 요스바니의 투혼을 넘어섰다. OK저축은행의 범실은 무려 40개였다.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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