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신의 한 수’를 찾다

입력 2018-1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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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왼쪽)와 먼디파마 라만싱 대표가 19일 총 6700억원 규모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일본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코오롱생명과학

■ 코오롱생명과학·유한양행·인트론바이오, 11월 기술수출 쾌거

2020년 세계 시장 규모 1650조원대
국내기업들, 공격적 R&D 투자 확대
미래 먹거리·신약개발로 성장동력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는 연 평균 4∼7%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2016년 1200조원대로 확대됐고, 2020년에는 1650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과 신약개발로 세계 의약품시장을 넘보며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신약 기술수출은 계약규모가 10조4000억원대에 달했다. 올해도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 소식을 알리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후폭풍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기내 갑질’ 논란 등으로 침체된 제약·바이오 업계의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9일 글로벌제약사 먼디파마와 총 6700억원 규모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일본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300억원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 약 6400억원으로 국산 의약품 단일국가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다. 계약기간은 일본 제품 출시 후 15년.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마카오 170억원, 몽골 100억원, 사우디아리비아/UAE 1000억원, 중국 하이난성 2300억원 규모의 인보사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1일에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더 센터 포 파마슈티컬 리서치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유한양행은 5일 1조4000억원 규모로 글로벌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와 3세대 비소세포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을 계약했다. 20일에는 인트론바이오가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와 계약규모 6억6750만 달러(약 7500억원)인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N-Rephasin SAL200’ 계약을 하는 등 11월에만 세 차례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었다.

R&D 투자를 확대한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소식도 속속 들린다. 10월 한미약품의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HM43239)이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LAPSGlucagon Analog(HM15136),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한 항암신약 오락솔에 이은 세 번째 희귀의약품 지정이다.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영역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누계) R&D 투자 비율은 매출액의 18.9%인 1363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른 제약사들도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하고 나섰다. 녹십자는 작년 대비 24.9% 늘어난 1079억원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대웅제약(887억원 △4.7%), 유한양행(827억원 △13.7%), 종근당(799억원 △15.6%), 일동제약(413억원 △16.6%) 등도 지난해보다 R&D 비용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1년 9230억원에서 2016년 1조3413억원으로 5년 만에 약 45.3% 가량 급증했다”며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은 이처럼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하고 신약 등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실이다”라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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