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두산은 양의지를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18-1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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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합리적인 투자를 강조해 온 두산 베어스는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받는 포수 양의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파격적인 액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타 구단이 경쟁에 뛰어들 경우 잔류를 확신할 수 없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영리한 구단이다. 전신 OB는 1983년 삼성 라이온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 김일융 영입경쟁을 펼쳤다. 이적료와 계약금, 연봉 총액이 당시 천문학적 액수였던 5500만엔에 이르자 OB는 ‘차라리 연습장을 지어 미래에 투자하겠다’며 철수했다. 실제로 곧장 경상남도 창원에 전용훈련장을 건설했다. 2000년 이후 매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뜨거워졌지만 두산은 역으로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화수분 야구’의 요람이다.

그러나 2018년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은 갈림길에 서 있다. FA 전쟁 속에서도 항상 대체전력을 미리 준비하며 강한 전력을 유지해왔지만, 올해까지 주전 포수를 맡았던 양의지(31)는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두산은 공식적으로 “양의지와 계약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협상과정이라 정확한 사실 확인에는 제약이 따르지만, 역대 FA 계약 사상 손에 꼽히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A 시장 안팎에선 ‘두산이 양의지에게 총액 100억원 계약을 준비했다’는 말이 파다하다.

총액 기준 100억원 이상은 프로야구뿐 아니라 한국프로스포츠 사상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년 150억원)와 KIA 타이거즈 최형우(4년 100억원), 불과 2명만 사인했던 상징적 액수다. FA 시장에서 통 큰 투자보다는 내부육성에 공을 들여왔던 두산의 팀 컬러를 고려하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양의지 역시 두산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 입단한 양의지는 두산에서 리그 최정상급, 그리고 국가대표 주전 안방마님으로 성장했다. 두산의 게임 운영 시스템에서도 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극찬도 큰 자긍심이다.

그러나 NC 다이노스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한 에이전트는 “NC가 김경문 감독과 결별하며 외부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2019년 새 야구장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양의지는 투타 모두에서 전력 급상승을 가능케 하는 카드다. 물량공세가 대단하다”고 밝혔다.

NC 경영진은 FA 정국에서 이례적으로 양의지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밝혔다. 시장에선 양의지가 두산으로부터 제안 받은 계약 규모보다 30% 이상 많은 조건을 NC가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양의지의 에이전트 리코 스포츠는 NC와 아직 협상 테이블을 차린 적이 없다. 다만 28일 NC와 잔류 계약에 합의한 모창민도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라 어떤 교감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일각에선 NC가 양의지 영입 가능성이 남아있는 지역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를 견제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의구심도 내비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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