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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전북의 아버지가 떠난 날…눈물과 축복이 가득한 전주성

입력 2018-12-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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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감독으로 최종전을 치른 최강희 감독(오른쪽)이 이동국과 포옹했다. 작별의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감독으로 최종전을 치른 최강희 감독(오른쪽)이 이동국과 포옹했다. 작별의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강he made 전북’ ‘전북의 아버지’

K리그1 ‘절대 1강’ 전북 현대 팬들이 아름답게 이별하는 최강희(59) 감독을 기억하기 위해 경기장에 내건 플래카드 문구다. 전북을 최고의 팀으로 이끈 최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전북을 떠나 톈진 취안젠(중국)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경남FC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최종전이 열린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환희와 눈물이 공존했다. 2005년 여름부터 이어진 기나긴 동행을 정말로 끝내는 순간. 1만5000여명의 홈 관중이 스탠드를 채워 떠나는 최 감독을 축복했다.

그동안 K리그에 수많은 지도자들이 거쳤고, 전북 역시 4번째 감독과 함께 당당한 역사를 써 내려갔지만 이렇게 아름답게 이별한 이는 많지 않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개는 성적 부진이나 내부 갈등 속에 비참한 경질의 화살을 맞는다.

그런데 전북은 마지막까지도 특별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정규리그 1~2위 대결로 묶인 이날 승부는 최 감독이 전북 사령탑으로 치른 통산 563번째 경기였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A컵, 리그 컵, 슈퍼 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합친 수치다.

경남FC와 경기 전반 첫 골이 터지자 전북 선수들은 곧 중국으로 떠나는 스승에게 큰 절을 올리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경남FC와 경기 전반 첫 골이 터지자 전북 선수들은 곧 중국으로 떠나는 스승에게 큰 절을 올리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굿바이 아닌 리멤버’라는 키워드로 묶인 경기의 모든 이벤트가 ‘최강희’로 연결됐다. 최종 스코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통상 선수 사진이 새겨지던 경기 입장권에는 최 감독의 얼굴이 들어갔고, 명문 도약의 꿈을 조용히 키운 어제를 추억하면서 당당한 승자가 된 오늘을 경기장의 모두가 한껏 만끽했다. 전반 14분 로페즈의 골이 터지자 전북의 제자들은 일제히 벤치로 달려와 큰절 세리머니로 전북에 헌신한 스승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날이 궂으나 맑으나 묵묵히 전북을 성원한 팬들을 진심으로 아낀 최 감독도 커피 차량 4대를 공수해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음료 한 잔을 제공했다. 전북 관계자는 “세상에 어떤 감독이 이렇게 축복을 받을 수 있느냐. 은퇴도 아니고, 다른 팀으로 떠날 감독과 잡음 없이 헤어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최강희 감독이)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 종료 후 이어진 작별 행사. 밖에 처음 보인 눈물,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최 감독은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많은 걸 얻고 떠난다.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영원히 전주성에 머물 것”이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은 최 감독을 ‘전북의 아버지’로 부르며 환송했다. 최 감독은 최대한 많은 팬들과 직접 악수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팬들은 최 감독을 ‘전북의 아버지’로 부르며 환송했다. 최 감독은 최대한 많은 팬들과 직접 악수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날(1일) 전북 완주군 봉동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마지막 풀 트레이닝에도 팬 500여명이 찾았다. 서울과 수원,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였다. 언제나 전북 선수단의 훈련은 팬 누구나 클럽하우스 출입이 가능한 ‘오픈 트레이닝’이지만 최 감독의 요청으로 별도의 포토 존과 단상을 마련한 특별 행사로 꾸몄다.

강등 1순위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전북에 이은 당당한 2인자로 올 시즌을 마친 경남 김종부(53) 감독은 “10년 넘도록 전북을 이끌며 좋은 결실을 맺은 분이다. 중국에서도 한국 지도자의 위상을 높여주시길 희망한다”며 응원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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