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은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다. 26경기에서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로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예측에서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사이영 포인트는 올해 린드블럼의 수상을 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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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포츠매체 ‘ESPN’은 2002년부터 ‘사이영 프레딕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체적으로 공식을 정해 ‘사이영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 점수가 가장 높은 이가 사이영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매년 내놓고 있다. 공식은 (5*이닝수/9)-자책점+(탈삼진/12)+(세이브*2.5)+완봉+(승*6)-(패*2)로 자책점과 탈삼진, 승패가 중요한 기준이다.
ESPN은 올해까지 17년간 양대 리그 수상자 34명 중 24명을 적중했다. 적중률은 70.6%다. 올해도 AL 스넬의 수상은 적중했지만 NL 디그롬의 수상은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디그롬이 평균자책점 1.70으로 활약했지만 팀 타선의 철저한 외면을 받아 10승9패에 그쳤기 때문이다. ESPN의 예측은 33경기에서 18승7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던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였다.
비교적 계산법이 간단한 사이영 포인트는 KBO리그에도 고스란히 대입 가능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가운데 사이영 포인트 1위는 11명에 달했다. 적중률은 78.6%로 오히려 ‘원산지’인 ML에 비해 높았다.
10일 열리는 ‘2018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투수 부문 수상자 역시 같은 방식으로 예측할 수 있다. 올 시즌 사이영 포인트 1위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134.8점)이다. 린드블럼은 26경기에서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다승 2위에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 투수 가운데 유일한 2점대로 1위였다. 펄펄 날았던 그에게 2014년 제정된 최동원상의 첫 외국인 투수 수상자의 영예도 따랐다.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31명의 후보 중 린드블럼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유다. 18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른 세스 후랭코프(두산·134.1점)는 린드블럼에 근소하게 뒤진 2위에 올랐다.
정우람(한화 이글스·125.6점)과 함덕주(두산·119.0점)가 3~4위에 오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이영 포인트는 이닝과 승패의 가치를 높게 매기기 때문에 불펜투수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정우람은 55경기에서 53이닝을 책임지며 5승3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으로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데 기여했다. ‘풀타임 마무리’ 첫해였던 함덕주도 62경기에서 67이닝을 소화하며 6승3패 27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펄펄 날았다. 불펜투수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공식을 비웃는 압도적 활약이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