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종훈 본보기 삼은 수원북중 김민우, “꼭 SK 갈게요”

입력 2018-12-0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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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북중 1학년 투수 김민우(왼쪽)-SK 박종훈.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7)이 호투로 장식한 2018시즌은 선수 개인에게 돌아가는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의 발자취가 곧 후배들의 훌륭한 교본이 되어서다.

수원북중학교 1학년 투수 김민우(13)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유소년야구클리닉’에 박종훈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 올해 4월 사이드 암에서 언더핸드로 투구 폼을 바꿨는데, 평소 박종훈의 투구 영상을 교재로 삼아 셀 수 없이 돌려보곤 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던 궁금증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였다. 행사 당일 김민우는 박종훈과 다른 조에 속했지만, 쉬는 시간을 이용해 박종훈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했다. 박종훈도 적극 응했다. 직접 직구를 던져 보이기도 하며 섬세히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언더핸드 투수가 유념해야할 기본적인 마음가짐부터 상세한 투구 동작까지 두루 지도를 받았다. 김민우는 “언더 투수는 스피드가 아니라 밸런스와 타이밍을 빼앗는 것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조언을 얻었다. 또 공을 눌러 던지는 투수가 아닌데다 중1은 아직 악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검지를 펴고 던지라는 것과 투구할 땐 골반이 더 들어가야 하고, 회전은 더 빨라야 한다고 하셨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언더핸드 꿈나무들에겐 본보기로 삼을 만한 인물이 많지 않다. 각종 리그에서 손꼽히는 언더핸드 투수의 절대적인 수부터가 다른 유형보다 적다. 김민우는 “내 투구 폼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서는 본보기로 삼을 선수가 박종훈 뿐이다. 외에도 마키타 가즈히사, 와타나베 슌스케가 던지는 영상을 보며 꾸준히 연구를 하고 있다”며 “박종훈 선수가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고, 그를 통해 타자들이 어떤 공을 못 치는지 알 수 있다. 덕분에 나는 앞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기뻐했다.


박종훈에게서 닮고 싶은 것들이 많다. 김민우는 “땅 끝에서 솟아오르는 커브가 정말 매력적이다. 나도 그 공을 던지고 싶다. 커브 롱 토스를 많이 하라고 조언해주셨다”며 “박종훈 선수를 직접 만나보니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다. 박종훈 선수처럼 유쾌하면서 인성까지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야구를 즐겁게 하면서도 운동을 할 때만큼은 확실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했다.

박종훈도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후배가 내심 대견하다. 더욱이 그 스스로도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엔 지도자로서의 꿈을 품고 있는 터라 반가운 마음이 더욱 컸다. 박종훈은 “언더핸드는 컨트롤이 정말 중요하다. 나도 여러 시도를 거듭해서야 투구할 때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불필요한 힘은 빼는 법을 습득했다”며 “언더핸드 유형은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다. 나도 정말 열심히 찾아봤었다. 후배들이 나라도 본보기로 보고 있다니 정말 고맙다. 기회가 되면 다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박종훈은 김민우에게 자신의 연락처도 흔쾌히 알려줬다.

김민우는 박종훈의 눈을 바라봤다. “꼭 SK에 가겠습니다”라는 당찬 포부와 함께였다. 이에 박종훈도 주먹을 불끈 쥐어 김민우의 주먹과 맞댔다. ‘응원한다’는 뜻이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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