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롯데 이대호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대호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효투표 349표 중 198표를 획득하며 2위 최주환(두산 베어스·129표)을 69표 차로 따돌렸다.
수상 자체가 기록이었다. 이대호는 여섯 번째(2006~2007, 2010~2011, 2017~2018년) 수상으로 현역 최다 보유자로 올라섰다. 또한 1루수 4차례, 3루수 1차례에 이어 지명타자 부문 석권으로 장종훈, 양준혁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세 개 부문 수상이란 값진 역사를 썼다.
시상식에 앞서 만난 이대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명타자 부문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것에 대해 “기록만 보면 내가 낫다. 하지만 내 기사보다 (최)주환이 기사가 더 많아서 모르겠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하지만 정작 이름이 불려진 뒤에는 울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수비하느라 힘들었다. 조원우 전 감독님께서 ‘타격에 집중하라’고 지명타자로 기용해주셨다. 하지만 이제 감독님이 안 계셔 죄송스럽다”는 말에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무대 위 울컥함은 유달리 사건사고가 많았던 시즌에 대한 감회이기도 했다. 이대호는 시즌 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홈팬으로부터 테러를 당했다. 엇나간 팬심이 빚은 불상사였지만 이대호는 이를 의연하게 감수했다. 스스로도 “개인적으로 힘든 시즌이었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거기에 팀이 5강 진입에 실패하며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는 자책까지 이어졌다. 시선은 자연히 내년에 맞춰졌다. 이대호는 “아버지 같은 양상문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성적으로 도와드리겠다”며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 모른다. 다시 수비 훈련을 시작하겠다”는 남다른 책임감을 내비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