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 푸른해’ 김선아, 붉은 울음일까…의심스럽다
김선아가 정말 붉은 울음일까.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 연출 최정규)는 미스터리 스릴러답게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의심스럽다. 연쇄살인사건. 현장에 남은 의미심장한 시(詩). 진짜 살인범이 누군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시청자는 이제 주인공 차우경(김선아 분)까지 의심스럽다.
12일 방송된 ‘붉은 달 푸른 해’ 13~14회에서는 연쇄 살인사건 범인에 대한 실마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남편 살인혐의로 추궁 당한 동숙(김여진 분)의 입에서 어쩌면 연쇄살인사건 진범일지도 모르는 ‘붉은 울음’ 이름이 나왔기 때문. 경찰인 강지헌(이이경 분)과 전수영(남규리 분)은 본격적으로 ‘붉은 울음’을 쫓기 시작했다.
전수영은 사건을 파헤칠수록 차우경이 의심스러웠다. 앞선 살인사건 3건 모두 차우경과 연관이 있었던 것. 박지혜의 마지막 흔적이 있던 시각, 그녀 집 앞에 차우경 차가 있었다. 이는 차우경 동생이 식물인간이 된 채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한 동선이 박지혜 집 앞을 지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수영은 차우경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극 중 강지헌, 전수영은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차우경을 의심하게 된 요인은 또 있다. 차우경에게 동숙이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 자신을 찾아온 차우경에게 동숙은 “선생님이 붉은 울음이잖아요”라고 했다. 차우경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체 붉은 울음이 누군지 되물었다. 그리고 ‘붉은 울음’에게 자신을 아는지 메시지까지 보냈다. 붉은 울음은 “물론이죠”라는 답장을 보냈다.
차우경이 떠올린 녹색 소녀의 기억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 차우경은 유치원 시절 친구를 찾아 녹색 소녀 몽타주를 보여줬다. 그러나 차우경 머리 속 기억은 어쩐지 조금씩 뒤틀려 있었다. 절친이라고 믿었던 친구는 차우경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녹색소녀의 몽타주를 본 뒤 “우경이 너 아니니?”라고 되묻기까지 했다. 차우경도, TV앞 시청자도 충격에 휩싸였다.
‘붉은 달 푸른 해’ 13~14회는 스토리 중간 중간 차우경의 미묘하지만 섬뜩한 변화들을 보여줬다. 차우경이 동숙과 ‘붉은 울음’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강지헌에게 식물인간이 된 동생 이야기를 하며 이상하리만큼 신경질적으로 되받아 친 장면 등. 그 중에서도 자식 죽인 값을 더 내놓으라는 무책임한 엄마 뺨을 인정사정 없이 때리는 장면은 기존의 차우경과 180도 달라 더 소름을 유발했다.
김선아는 순간 순간 변화하는 표정과 눈빛, 표현력을 통해 이 같은 차우경의 심상치 않은 면모를 부각시켰다. 배우에게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차우경처럼 다각적인 면을 보여주며 극적 긴장감을 이끌어야 하는 캐릭터는 더욱 어렵다. 김선아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열연으로 시청자를 극에 집중시키고 시청자의 의심까지 유발하는 것이다.
이제 시청자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주인공 차우경까지 의심스럽다. 정말 차우경이 살인범 ‘붉은 울음’인 것일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