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들에게도 예외 없는 찬바람

입력 2019-01-08 0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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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금민철.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수년째 극심한 ‘타고투저’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NC 다이노스, 2015년 KT 위즈가 잇달아 1군에 합류하면서부터다. 인색한 스트라이크 콜, 반발력 높은 공인구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단기간에 팀 수가 8개에서 10개로 늘면서 비롯된 수준급 투수 자원의 부족도 빼놓을 수는 없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투수력 강화를 위한 내부육성과 외부영입은 모든 구단의 주요 관심사다.

타고투저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FA 투수는 귀한 존재로 대접받을 만하다. 그러나 적어도 2019년 FA 시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FA 권리행사를 택한 4명의 투수 중 그 누구도 원하는 계약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금민철(33), 노경은(35), 윤성환(38), 이보근(33) 모두 FA 이적은 고사하고 원 소속팀과의 협상에서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성적만 놓고 보자면 다소 의외다. 윤성환을 제외하면 나름 준수했다. 히어로즈 소속이던 이보근은 리그 전체에서 홀드 2위(24개)를 차지했고, 금민철은 팀(KT) 내 다승 공동 1위(8승)였다. 노경은 역시 팀(롯데 자이언츠) 내에선 11승의 브룩스 레일리 다음으로 많은 9승을 수확했다. 팀 기여도 측면에서 결코 홀대할 수 없는 투수들이다.

이들이 해를 넘기고도 계약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구단들이 FA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한 데다, FA 투수들 각자가 적지 않은 핸디캡을 안고있기 때문이다. 나이를 포함한 내구성, 꾸준한 활약이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선수(기대치)와 구단(평가)의 눈높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쓸 만한 투수가 부족한 리그 전체의 현실을 놓고 FA 투수들은 ‘시간은 내 편’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는 반면 구단들로선 이적 가능성이 사라진 FA 투수들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내줄 이유가 전혀 없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FA 투수들의 협상 역시 출구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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