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제작진, 초심 팔아 시청률 남기나? 신뢰 회복할 때
시청률은 얻었지만, 신뢰는 잃었다. ‘논란 맛’에 길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의 이야기다.
‘골목식당’은 애초 죽어가는 골목 상권을 살리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장사하는 태도와 방법을 일러주고, 손님 응대 방법도 함께 고민한다. 처음에는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 맛’이 진하게 우려진 사골국을 끓여 시청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처음 취지는 없고, 이상한 식당들을 ‘지극 정성’으로 섭외해 솔루션을 한답시고 시청자들의 울화통을 치밀게 한다. 물론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장면이 그려진다. 그게 극히 일부분이라서 문제다. ‘골목식당’ 메인 메뉴는 ‘논란 맛’이 가득한 문제의 식당들이다.
그중에서도 청파동 식당 두 곳(피자집, 고로케 가게)은 시청자들에게 ‘최악’으로 꼽힌다. 음식 맛을 넘어 프로그램 취지까지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게 사장에 대한 의혹은 끊임없이 쏟아졌고, 그중에서도 ‘금수저’ 의혹이 주된 논란이다. 가게가 망하면 다시 차려도 될 만큼 영세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를 두고 두 사장은 애둘러 의혹을 부인했지만, 명확하게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제작진 역시 사장들을 사찰할 수도 없지 않냐고 반문하니 애매한 입장만 계속되는 상황에서 의혹은 섭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골목식당’ 측은 동아닷컴에 “청파동 고로케 가게 통편집은 논란에 의한 것이 아니다. 매주 가게마다 분량을 나누고 있는데, 이번에는 고로케 가게 분량이 빠진 거다. 다음 주에는 고로케 가게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라며 “지난주 분량에서 버거집과 냉면집 내용이 적었던 만큼 이번 회차에서 그 내용을 다룬 거다. 피자집의 경우 솔루션 여부가 주된 내용으로 흘러가는 점에서 일부 다뤄진 것이다. 고로케 가게도 다음 주 방송분을 통해 내용이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작진의 선택은 옳은 걸까. 차라리 통편집이 낫다는 의견의 우세함에도, 제작진은 ‘논란 맛’을 진하게 우릴 예정이다. 식당 섭외에 문제가 있다면, 다음 편에서 주의하면 된다는 방식이다. 프로그램이 신뢰를 잃어도 시청률만 높으면 된다는 행태를 보여주는 꼴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골목식당’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백종원의 노력은 인정되겠지만, ‘시청률 장사치’로 전락한 제작진에게 박수 칠 일은 없을 전망이다.
또 다른 방송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지면, 논란도 생기는 법이다. 다만, 이를 극복하는 자세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현재 ‘골목식당’ 제작진은 각종 논란에 대응할 준비부터 미흡하다. 초심을 가다듬고 재정비가 필요하다. 프로그램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작진부터 제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