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두산 박건우-한화 하주석-키움 박병호-NC 나성범(위·왼쪽부터)-KIA 양현종-KT 강백호-LG 김현수-롯데 손아섭-삼성 구자욱(아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바야흐로 ‘유니폼 전성시대’다. 이제 관중석에서 유니폼을 입지 않은 팬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경매로 판매되는 선수의 실착 유니폼부터 15만원에 육박하는 선수용 유니폼,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까지 각종 유니폼이 관중석을 수놓는다.
유니폼 뒷면에는 선수 이름을 새긴다. 바로 이 ‘이름 마킹’이 선수의 인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이 팔릴 때마다 선수는 일정 금액을 가져간다. 단지 금전적인 이유뿐 아니라, 팬들에게 인정받는다는 점에서도 유니폼 마킹은 자존심이다. 스포츠동아는 2018년 각 구단의 유니폼 판매순위를 살펴봤다.
● 전통의 강자 vs 돌아온 강자
2016년부터 3년 연속 판매왕에 오른 이는 단 두 명이다. 박건우(두산 베어스)와 나성범(NC 다이노스)이 그 주인공이다. 박건우는 2016년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하며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나성범 역시 NC가 낳은 간판스타답게 자존심을 지켰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하주석(한화 이글스)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양현종은 ‘대투수’로 거듭난 2017년부터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안치홍과 김선빈은 2년 연속 각각 2~3위를 기록했다. 김태균(한화 이글스)이 3위로 밀려난 가운데 외국인 선수이자 ‘복덩이’ 제러드 호잉이 독수리군단의 2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메이저리그 유턴파’는 돌아온 강자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2016시즌부터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2016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7년에는 순위권에 없었다. 박병호는 지난해 복귀 직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년 연속 2위였던 서건창은 4위로 내려앉았다. 김현수(LG 트윈스)는 이적 첫해에 바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선 2년간 줄곧 선두였던 박용택은 2위로 밀려났다. 황재균(KT 위즈)은 팀을 옮긴 첫해 아깝게 2위를 차지했다.
● 유니폼 판매도 신인 전성시대
KT의 아이돌 스타는 1군 진입 첫해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이대형이었다. 수려한 외모의 이대형은 줄곧 주전으로 나서며 실적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아성은 지난해 무너졌다. 그 자리를 꿰찬 것은 ‘특급 신인’ 강백호다. 강백호는 개막전 첫 타석 홈런을 시작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범경기부터 구단샵에 유니폼 문의가 이어졌고, 결국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단 1경기 출장에 그쳤던 이대형은 5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밖에도 젊은 선수들의 판매 실적이 빛났다. 개막을 앞두고 강백호와 함께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한동희(롯데 자이언츠)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지난해 4년차였던 구창모(NC 다이노스·5위)와 3년차였던 최충연(삼성 라이온즈·4위)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승짱’의 빈자리는 구자욱이 채운다. 이승엽은 2012년 KBO리그 복귀 후 삼성의 유니폼 판매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은퇴 시즌인 2017년까지 1위 자리는 그의 차지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은퇴했고, 결국 2년 연속 2위였던 구자욱이 그 자리를 채웠다.
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 예고된 2019년 유니폼 판매왕은?
두산에서 판매 실적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양의지는 올해부터 NC 유니폼 판매왕에 등극할 태세다. NC는 2019시즌부터 유니폼 디자인을 소폭 변경한다. 때문에 아직 양의지 마킹 유니폼은 공식적으로 판매에 돌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은 개인적으로 세탁소나 수선소 등에 부탁해 양의지의 이름을 새겼다. 그만큼 열렬히 반기고 있다. NC 관계자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2019년 유니폼 판매 1위는 정해져있다”고 감탄했다.
‘슈퍼루키’ 강백호는 강력한 경쟁자인 이대은과 마주한다. 이미 KT 구단으로 이대은 유니폼 판매 문의가 잔뜩 들어오고 있다. 이대은은 10일 대전에서 열린 KBO 신인오리엔테이션에서 “(강)백호보다 많이 팔고 싶은 마음도 있다. 많이 홍보해 달라. 둘의 유니폼이 함께 많이 나가면 제일 좋지 않겠나”라는 야망(?)을 드러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