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月, 프로야구 부익부 빈익빈의 시간

입력 2019-0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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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SK 선수단의 모습. 사진제공|SK 와이번스

12~1월은 프로야구 선수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비활동기간이다. 12월은 시상식 참가, 가족여행,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1월은 다르다. 대부분 주축 선수들은 1월 초부터 개인 훈련을 시작해 2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훈련장소는 날씨가 따뜻한 해외가 인기가 높다. 일본 오키나와, 미국 하와이, 괌, 사이판, 필리핀, 호주 등 선호하는 다양한 장소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땀을 쏟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베테랑 선수들은 가족들과 장기간 함께 머물기도 한다.

불과 3~4년전 까지만 해도 쉽게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전까지 대부분 팀들은 1월 15일 해외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비활동기간 단체훈련 금지 규정 준수를 강력하게 요청했고 2017년부터 캠프 시작이 2월로 변경됐다. 이에 발맞춰 선수들은 1월을 개인훈련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제점은 해외 개인 캠프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선수들 대부분은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고액 연봉자다. 훈련장소는 겨울철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항공료와 숙박비 모두 성수기 요금을 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은 국내 구단 연습장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규정상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날씨가 쌀쌀해 훈련에 제약이 많다. 몇 해 전 한 투수는 구단에 간곡히 요청 ‘가불’을 받아 개인 훈련을 떠나기도 했다. 해외로 떠나지 않은 선수들 중 일부는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있다. 저연봉 선수들은 이마저 비용 부담이 크다.

한 코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은 선수들은 1월에 구단 지원을 받으며 훈련을 받았다. 같은 출발선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는 의미다. 지금은 많은 것이 다르다”며 ”다행인 것은 많은 고액 연봉 선수들이 후배들을 개인 캠프에 동행하며 훈련을 돕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비활동기간 단체훈련이 완전히 사라지며 1월 프로야구는 부익부빈익빈의 시간이 됐다. 일부 지도자들은 예외규정을 만들어 1월 저연차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합동 캠프나 교육리그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리그 활성화를 위해 유망주들의 1월 훈련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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