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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왔다! 장보리’ 등을 통해 인기를 얻은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다. 방송초반 ‘김 작가의 첫 미니시리즈’로 궁금증을 모은 ‘황후의 품격’은 주연 배우들의 부상과 제작진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잦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청률에서는 단숨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방송에서 시청률 15.3%(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이는 지상파 미니시리즈로는 독보적인 수치다.
KBS 2TV ‘왜그래 풍상씨’도 비슷하다. ‘왜그래 풍상씨’는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을 쓴 문영남 작가가 내놓은 수목드라마다.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문영남 작가답게 이번에도 좌충우돌하는 5남매의 이야기를 담는다. 9일 방송을 시작해 이틀 만에 시청률 7.8%(닐슨코리아)를 넘었다.
두 작품은 미니시리즈이긴 하지만 자극적 전개와 사건·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방식을 취하는 주말극의 특성을 그대로 담았다. 주말극이 평균적으로 40~50부 분량으로 방송하지만 이들 작가는 미니시리즈에 맞춰 내용을 대폭 줄이고 오히려 속도감을 취했다.
김순옥, 문영남 작가의 앞선 드라마들이 보통 6개월 이상 방송됐던 것과 달리 이번 미니시리즈의 분량은 3개월 남짓이다. 방송 분량이 짧아지니 내용의 군더더기도 사라졌다. 이야기 역시 주인공 위주로 빠르게 전개되는 덕분에 시청자들의 몰입도 상당히 높아졌다.
한쪽에서는 주말드라마 작가들의 미니시리즈 진출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작품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인지도 높은 작가들이 최근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 편성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 작품 편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방송사 입장에서도 장르물이나 극적인 영상미를 담아야 하는 드라마보다 ‘황후의 품격’처럼 사건 중심의 드라마가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든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두 작가가 꾸준히 집중해온 특유의 ‘막장 코드’가 여전한 사실을 향해 시청자의 비판은 계속되는 상황은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미니시리즈의 경계를 허문 ‘황후의 품격’과 ‘왜그래 풍상씨’가 향후 지상파 드라마 편성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BS 한 관계자는 15일 “처음부터 작가와 감독이 미니시리즈로 기획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던 작품”이라며 ‘황후의 품격’의 기획 과정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를 거듭할수록 강렬한 서사와 멜로가 도드라지면서 더욱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과에 기대감을 보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