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기술위원 이승엽. 스포츠동아DB
7명의 기술위원회 위원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는 단연 ‘국민타자’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2017시즌이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 2018년부터 본인의 이름을 딴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KBO 홍보대사를 맡아왔다.
그야말로 ‘야인’의 신분이나 다름없던 이 위원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위기에 처한 한국야구를 위해 다시 한 번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 위원을 영입하기 위해 김시진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KBO 정운찬 총재까지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은 15일, “김시진 위원장께서 지난 주말에 먼저 연락을 주셨다. 고심을 하고 있던 차에 정운찬 총재께서도 전화를 주셨고, 이후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결심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야구가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무엇인가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의 필요성이 분명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KBO 기술위원 이승엽.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 위원 본인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선수 은퇴 후 한걸음 물러나 한국야구를 바라봤던 입장이다. 갑작스레 맡게 된 국가대표 기술위원. 중요한 역할이기에 부담감은 더욱 더 컸다. 이 위원은 “해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혹여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또 미숙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조금 했다”고 고백했다.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김시진 위원장을 잘 보필하겠다는 의견을 누차 강조했다. 이 위원은 “내 의견이 필요하다면 가지고 있는 것을 소신껏 말씀드릴 계획이다. 최종 결정권이 내게 100% 있는 것은 아니다. 위원장을 비롯해 여러 기술위원을 잘 보필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나왔던 지도자 이야기에 대해서는 “내 능력 밖이라고 본다. 아직까지는 그런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 그 것에만 온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인으로 기술위원회에 들어왔지만, 나는 은퇴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다. 현장감 쪽에서는 조금 더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스스로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이어 “결국 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8년 정도 일본야구를 경험했다”며 “일본 선수들의 습성이나 야구 가치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우리 대표팀을 위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