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변호인 “조재범, 하루빨리 성폭력 혐의 인정하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스포츠동아DB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3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0월과 견줘 무거워진 형이다. 재판부가 징역 2년을 구형한 검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조 전 코치가 7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은 종결된다.

이제 초점은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에 맞춰지고 있다. 심석희는 이번 상습폭행 혐의 결심공판일이었던 2018년 12월 17일 조 전 코치의 성폭행 관련 고소장을 냈다. 이는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시발점이 돼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검찰은 지난 23일 결심공판에서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법원에 속행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상습상해와 성폭력의) 두 가지 혐의는 동일성이 없다”며 검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미 상습상해 혐의의 항소심 선고가 끝났다. 대법원 상고 여부는 전적으로 피고 측에 달려있다. 원고인 심석희 측은 더 이상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인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도 “이제는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향후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면밀히 수사해 상습상해 혐의와 별도로 기소할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에게)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며 “앞으로 성범죄 혐의에 좀 더 집중할 것이다. 심석희 선수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성폭력 혐의와 관련한 수사는 진행 중인데, 조 전 코치가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한다. 증거만 나오는 것에 대해서만 인정한다.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조 전 코치가 하루빨리 자백하고 죄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