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남자’ 여진구, 날이 갈수록 섬세해지는 멜로 연기 ‘애잔’

입력 2019-02-12 0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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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 여진구의 애잔한 눈물이 순수하고도 애틋한 하선의 사랑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먹먹한 울림을 선사했다.

1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 (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10회에서는 중전 소운(이세영 분)을 향한 마음을 단념해야만 하는 하선(여진구 분)의 애틋하고 슬픈 고뇌가 그려졌다.

첫눈 아래 입맞춤으로 서로를 향해 더 깊어진 사랑을 확인한 하선과 소운. 가까워진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챈 이규(김상경 분)는 “넌 중전마마를 속이고 있는 거다. 그분이 보고 계신 건 네가 아닌 다른 이의 그림자”라며 하선을 책망했다. 이어 “넌 진짜 임금은 될 수 있어도 중전마마께는 영원히 가짜”라고 하선의 가슴에 못을 박으며 마음을 접으라고 충언했다.

이규의 말에 자신의 운명과 현실을 자각한 하선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중전을 향한 자신의 진심이 결국 또 다른 거짓을 낳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과 소운을 향해 이미 커져 버린 마음을 단칼에 자르기란 쉽지 않았다. “이제 막 연모하는 방도를 알게 되었는데, 연모하지 않을 방도는 도통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하선의 애잔한 눈물은 그의 순수하고도 애틋한 사랑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먹먹한 울림을 선사했다.

하선이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고뇌하는 사이, 소운과의 관계를 뒤흔들 더 큰 폭풍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헌(여진구 분)에게 전할 연서를 숨기기 위해 서고를 찾아온 소운이 하선의 필사본을 보게 된 것. 자신이 주었던 필낭의 글귀를 적은 삐뚤빼뚤한 필체는 도무지 이헌의 것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그동안 이헌과 함께 하며 이상함을 느꼈던 일들이 떠오른 소운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침전에서 하선을 마주한 소운은 그의 정체를 확인하는 질문을 건넸지만, 고백도 전에 거짓부터 말해야 한다는 절망에 빠진 하선은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마침내 밝혀진 진실 앞에 소운을 마주한 하선의 위태롭고 처절한 눈빛은 ‘숨멎’ 엔딩을 장식하며 애틋한 로맨스의 향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백성을 위한 개념정치를 펼치며 성군의 길로 향하는 하선의 모습은 큰 울림을 선사했다. 대동법 시행에 이어 주호걸(이규한 분)을 호조정랑에 임명하는가 하면, 서얼들도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별시를 치르는 등 조선 정치판에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 이에 더욱 깊어진 적대감으로 물든 신치수(권해효 분)는 사대부와 유생의 반발심을 이용한 계략으로 하선을 막아섰다. 하지만 “천한 놈은 무조건 안 된다는 게 하늘의 뜻이라면 맞서 싸울 것”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뜻을 막아선 유생들의 등을 밟고 오로지 제 길만을 향해 걸어가는 하선의 대쪽 같은 태도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로써 더욱 심화 된 신치수와의 대립은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위기감을 고조시키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한다.

중전을 향한 깊은 연정을 오롯이 담아내는 여진구의 깊은 눈빛과 세밀한 감정선은 매 순간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을 선사했다. 사대부와 유생들의 반발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하선을 그려내는 여진구의 묵직한 존재감은 설득력을 높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왕이 된 남자’는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2일 밤 9시 30분에 11회가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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