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기생들을 이끌고 수원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기생 김향화 역의 배우 김새벽은 “선생님의 사진을 한 장 보았습니다.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생겨난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라며 담담하게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저에게는 24명의 서대문 감옥 8옥사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도 뜻을 모은 32명의 동료들이 있으셨지요. 그분들이 함께 했었기에 억압과 고통, 기쁨과 슬픔을 거쳐낼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라며 존경의 마음을 담아 그의 삶에 가장 가까이 갔었던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또한,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이자 감옥 안에서도 단식 투쟁을 하며 끊임없이 항일 투쟁을 한 권애라 역의 배우 김예은은 “처음 세평 남짓한 8호실 감옥에 들어갔을 때의 그 차가운 바닥의 촉감과 서늘한 공기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8호실 여옥사를 처음 마주한 소감과 함께 “시리고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신 호국의 혼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책임을 무겁게 안고 매 순간 촬영에 임했습니다. 저희의 진심 어린 마음의 불씨들이 모여 선열님들께 작은 온기라도 닿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그의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다방 종업원 이옥이 역을 맡은 배우 정하담은 너무도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전하며 “그럼에도 8호실 독립운동가분들을 만난 매 순간 따뜻한 기운이 감싸고 있는 것 같았어요. 걱정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서로를 보며 연대의 감정을 느꼈습니다”고 전하며 두려움과 긴장 속에서도 일제에 불복했던 8호실 여옥사 속 독립 열사를 향한 존경을 표했다.
이처럼, 세평 남짓의 작은 옥사 안에서 일제에 당당히 맞선 여성 운동가를 연기한 세 배우들의 뜨거운 진심이 담긴 자필 편지를 공개한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이전에 보통 사람이었던 열일곱 소녀 유관순의 삶,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3·1 만세운동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로 27일 관객들과 만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