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스포츠동아DB
3일로 시즌을 모두 마치는 GS칼텍스 선수들은 절박했다. 10일 벌어지는 시즌 마지막 IBK기업은행-도로공사의 경기 결과까지 기다리면서 훈련해야 했다. 시즌 내내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도 주지 못하고 혹시나 하는 봄 배구의 희망을 잡고 훈련에 집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는 차상현 감독도 알고 있었다. 그는 1일 현대건설전 뒤 “반드시 우리 손으로 결정내야 한다”고 했다.
차상현, 김종민 두 팀의 사령탑이 중고교 시절 같이 배구를 했던 단짝 친구지만 양보할 상황도 아니고 생각도 없던 대결에서 4세트에 희비가 갈렸다. GS칼텍스가 1세트 기선을 제압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3세트도 25-21로 따내며 PO직행 티켓이 눈앞에 보였다. 4세트도 8-6으로 앞서갔지만 한자리에서 도로공사에 블로킹 등에 6점을 내주며 허물어졌다. 특히 문정원이 알리의 공을 차단한 뒤부터 GS칼텍스의 공격이 얼어버렸다. 문정원은 4세트에만 2개의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 등으로 6득점하며 가장 빛났다.
사기가 오른 도로공사는 5세트 초반에 나온 박정아의 블로킹 3개로 리드를 잡은 뒤 마음이 급한 GS칼텍스를 무너뜨렸다. 결국 도로공사는 세트스코어 3-2(15-25 25-20 21-25 25-14 15-7)로 승리하면서 GS칼텍스의 5시즌만의 PO직행 꿈을 무산시켰다. 도로공사는 승점53(19승째)을 마크했다. PO진출을 확정한 2위 도로공사는 앞으로 남은 2경기에서 결과에 따라 우승도전도 가능하다. 가장 먼저 시즌을 마친 GS칼텍스는 승점52(18승)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승점47)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GS칼텍스 대신 봄배구의 주인공이 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