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선수들은 대부분 훈련지를 중심으로 팀을 이뤄 활동한다. 소속팀이 같은 선수들은 경주에서 연대를 형성하고, 팀 분위기에 따라 선수들의 기세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정하늘 합류 동서울팀 신은섭과 시너지
창원A팀도 성낙송 합류 후 특선급 늘어
인지도보다 기량 급상승 선수 체크해야
경륜에는 현재 25개 팀이 있다. 선수들은 보통 훈련지를 중심으로 오전에는 팀원들이 함께 단체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개인 훈련을 한다. 한 팀에는 선발급부터 우수급, 특선급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 하위 등급은 상위 등급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개인기량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얻는다. 그래서 소속팀은 경주를 예상할 때 선수들의 지역 연대 형성을 통한 협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 몸 상태나 최근의 기세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 팀 기세를 살펴라
잘 타는 신인이 합류하거나 새 훈련부장의 의욕적인 훈련 스케줄로 팀 분위기가 달라지면 팀원 전체가 고른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가 최근 가세했다거나 훈련부장이 젊고 의욕적인 선수로 바뀌었다면 그 팀의 기세를 예상하는데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
전주팀의 경우 최래선의 합류로 우수급 선수들의 기량이 급상승하고, 특선급 이으뜸도 기세를 회복했다. 세종팀도 황인혁과 김주상이라는 걸출한 특선급 강자들이 이적하고, 황인혁이 훈련부장을 맡으면서 팀의 규모가 커졌고, 현재 충청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서울팀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 하다. 정하늘의 합류 이후 신은섭의 기량도 함께 좋아지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었다. 두 선수 모두 SS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양주와 계양팀을 넘어서 수도권에서 최고의 짜임새를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
창원A팀 또한 성낙송의 합류 이후 윤민우, 이승철 등의 기량이 급성장해 특선급 강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계양팀은 정재원이 훈련부장을 맡아 정종진, 황승호 등 계양팀 선수들과 정정교 등의 양주팀 선수들이 함께하는 해외 전지훈련으로 전력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 인지도를 맹신하지 마라
경기 분석에서 중시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선수들 인지도다. 인지도는 오랜 기간 꾸준히 활약한 선수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이미지다. 하루 이틀 반짝 성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지도가 높으면 자리 잡기에 유리할뿐더러 경기의 흐름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인지도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승부거리가 짧아지고 전개상 마크, 추입 위주의 경기가 많아진다. 자력형 선수라도 실전에서 자주 구사를 안하면 자력승부에 약점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 때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렇게 한 번 무너지면 본인의 전략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다음 경주에서도 고전하는 사례가 많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급상승하면서 서로 뭉쳐 기존 인지도를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 스타일로 경주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따라서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과거 인지도에만 기대는 선수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최근 경기 내용을 분석하지 않고 옛 인지도만 맹신하는 분석은 가장 피해야 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