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가 곧 귀국한다. 6일 고친다 구장에서 예정됐던 LG 트윈스와 연습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 실전 테스트 일정은 종료됐다. 이틀 더 훈련한 뒤 9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화가 이번 캠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대목은 ‘선발진의 완성’이다. 원투펀치를 예약한 두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의 뒤를 이을 3~5선발 자리에 들어갈 국내투수들을 점검하고 적임자를 찾는 일이었다. 오키나와에서 김민우(24), 김재영(26), 김성훈(21), 박주홍(20) 등 선발 후보군을 집중 테스트하면서 다행히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캠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미 한용덕 감독의 선발진 구상은 끝났다. 12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부터 새 시즌의 선발로테이션이 가동된다.
한 감독을 보좌해 선발진 퍼즐조각 맞추기 작업을 이끈 이는 송진우 투수코치(53)다. KBO리그 개인통산 최다승(210승)과 최다탈삼진(2048개)을 비롯한 여러 대기록을 보유한 한화의 레전드다. 한화 투수들의 자상한 코치이자 대선배인 그는 “어린 투수들로 3~5선발을 채워야 하는 우리 팀 마운드의 사정이 분명 여의치는 않지만, 그중에서 발굴하고 키우는 것이 내 임무이자 숙명”이라고 밝혔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40일 가깝게 젊은 투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실전 적응력을 확인하는 동안 송 코치가 가장 강조한 덕목은 ‘자신감’이었다. 그는 “골프의 퍼트에 비유하자면, 능력이 있는데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퍼트를 하면 대개 홀 앞에서 공이 멈춘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선수들은 다르다. 용감하게 홀을 공략한다”고 설명했다. 박주홍을 예로 들며 “확실히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아직은 직구의 높낮이 조절에 아쉬움이 있지만, 커브의 컨트롤은 많이 좋아졌다”며 “어린 투수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코치는 끝으로 “우리 투수들은 지난해 많은 발전과 실패를 반복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좀더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한계를 뛰어넘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길게 뜸들이지 않고 공격적으로 투구했던 자신의 선수시절 모습을 후배들이 재현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