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돈’(감독 박누리) 언론시사회에는 박누리 감독을 비롯해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참석했다.
박누리 감독은 “원작이 활자이다 보니 주식과 관련해 설명이 자세히 돼 있다. 영화는 영상언어로 전달해야 돼서 공부를 하고 취재를 많이 했지만 주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공부했던 것을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의 설명으로 최대한 효과를 내려했다. 대신 영화적인 긴장감이나 재미를 증폭시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에 공감대가 컸다. 역을 맡으며 돈이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 현찰을 찾아 계속 들여다보기도 했다. 행복하다가도 불안한 이 감정으로 일현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돈’이라는 것이 독특한 무언가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작업이고 관객들을 만나는 방법이면서도 제 인생에 있어서 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돈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돈 위에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작은 장면이지만 손흥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캐릭터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라면 내 모습을 투영시키는 것은 어떨지 감독님과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 선수와 제 사이가 대중들에게 알려져서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얼마전에 영국에서 만났을 때 ‘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언제나 내 영화를 다 보는 사람인데 이번엔 자기 팀 선수들과 함께 본다고 해서 지금 자막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냉철한 평가자이라 빨리 답변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지태는 모두가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 역을 맡았다. ‘사바하’에 이어 악역을 맡은 그는 “작품을 할 때 정통법으로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계속 감독님이 쓰신 글과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만드려는 결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와 감독은 마치 부부사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생각하고 내 감정과 욕심을 배제하려고 하는 편이다. 또 절제하는 연기를 워낙 좋아한다”라며 “혼자 정의를 내린 것이지만 영화 연기는 분위기와 뉘앙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라서 입신하는 것처럼 노력을 한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불법 작전의 냄새를 맡고 집요하게 뒤쫓는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영화를 보니 ‘국가부도의 날’에서 맡은 역할과 비슷하다. 굳이 역할을 연기할 때 차이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맡은 차관은 정치인이고 이번에는 성실한 금감원 직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범하고 성실하지만 좀 더 집요해지고 집착하게 되는 최고치를 보여주면 어떨지 생각해봤다. 일단 큰 맥락의 차이는 차관은 야심도 많고 솔직한 사고와 감정을 철저히 눌렀다면 ‘돈’의 한지철은 전혀 감추지 않고 본인의 정의감을 표출시킨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누리 감독의 데뷔작이며 배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김재영, 김민재, 정만식, 김종수, 원진아가 참여한다. 3월 20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