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점점 더 거세지는 ‘1점 테러’

입력 2019-03-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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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마블’.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말극장 싹쓸이 전망 속 혹평 쏟아져
포털 중심 ‘평점 1점 주기’ 이례적 공격


화제만큼 공격도 거칠다. 영화 ‘캡틴 마블’이 출발부터 논쟁의 중심에 섰다. 개봉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면서 한쪽에선 혐오를 더한 평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

6일 개봉한 ‘캡틴 마블’이 예상대로 단숨에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개봉 당일 예매율이 90%까지 치솟은 가운데 주말 극장가 싹쓸이를 예고하고 있다. 마블스튜디오의 첫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자, 영민한 기획으로 마블의 세계관을 견고하게 다진 덕분이다.

하지만 이런 열기와 별개로 ‘캡틴 마블’은 개봉 전후로 기존 마블 히어로 영화들과 전혀 다른 양상에 놓여 있다. 2008년 ‘아이언 맨’ 이후 총 20편을 내놓은 마블스튜디오 영화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거센 진통을 겪고 있다. 여성 영웅 탄생 신화를 구축하면서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작품의 메시지가 악의적인 폄훼 및 혐오의 시선과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캡틴 마블’은 개봉 전부터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1점 테러’ 공격을 받고 있다. 10점 만점에 일부러 1점을 주면서 평균 평점을 낮추려는 시도다. 한국영화도 간혹 ‘1점 테러’ 공격을 받지만 지금처럼 집단적이면서도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기는 이례적이다. 영화와 관련한 게시판 글이나 기사 등에 따르는 온라인 댓글의 분위기 역시 상당히 공격적이다. 혐오 가득한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 이런 분위기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블이 ‘캡틴 마블’ 제작에 돌입할 때부터 이미 미국에서도 비슷한 공격이 시작됐다. 주인공 캡틴 마블을 연기한 브리 라슨에 대한 외모 비하부터 각종 게시판을 활용해 평점을 낮게 부여해 기대치를 낮추는 방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브리 라슨이 최근 인터뷰에서 “‘캡틴 마블’은 페미니스트의 영화”라고 밝히자 공격의 강도는 한층 거세졌다.

그의 설명처럼 ‘캡틴 마블’은 여성의 권리와 기회 평등을 기치로 내건 새로운 히어로물이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진 ‘미투’(#me too) 운동과 맞물려 제작이 공표된 점, 마블이 처음으로 여성감독에게 연출을 맡긴 점에서도 영화의 지향이 엿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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