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해주세요!” 연기자 한예슬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수목드라마 ‘빅이슈’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스캔들 캐는 파파라치 신문 편집장 지수현
스토리 재미만점…연기가 이렇게 신날 수가
내게는 없는 냉철함·카리스마 너무 부러워
“이토록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평생 기다려왔어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평소 애교 섞인 콧소리와 유쾌한 웃음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었던 연기자 한예슬(38)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사랑스러운 매력이 트레이드마크인 그가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마녀’로 변신했다.
그는 6일 첫 방송한 SBS 새 수목드라마 ‘빅이슈’를 통해 스타들의 스캔들을 파고드는 파파라치 신문 ‘선데이통신’의 편집장 지수현 역을 맡고 시청자들 앞에 섰다.
“이런 드라마에 목말라 있었다”며 눈을 반짝인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각인된 ‘로코퀸’ 한예슬의 이미지를 “싹 지워내겠다”고 다짐했다.
첫 방송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는 “시청자들이 ‘한예슬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어?’라고 생각하게 제대로 달라진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숨겨둔 내공으로 ‘어두운 이미지의 한예슬’ 준비”
한예슬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대본을 읽어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자체에 감사하다”며 연기 활동 재개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수현은 냉철한 권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무서운 여자다. 한없이 나빠 보이지만 인간미가 숨겨져 있는 지수현의 매력을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인간이 가진 이기심을 표현한 캐릭터에 목말라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지수현이란 멋진 캐릭터를 맡은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기쁘다.”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수목드라마 ‘빅이슈’ 제작발표회에서 주진모, 한예슬, 신소율, 김희원(왼쪽부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주로 수동적이고 발랄한 역할을 해왔다”는 한예슬은 ‘빅이슈’를 통해 그동안의 자신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중 또한 그런 자신을 “낯설게 느끼기보다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수현이라는 인물은 내가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과도 다를 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안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된다. 그동안 내가 품고 있었던 열정을 원 없이 쏟아내고 있다. 내 안에 쌓아온 내공으로 지수현을 표현하고 있다. 요즘엔 현장에 나갈 때 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 “지난해의 아픔, 연기로 털어낼래요!”
한예슬에게 지난해는 “참 힘든 한 해”였다. 그는 지난해 4월 옆구리 부근에 있는 지방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를 당했다. 치료에 전념하면서 연기 공백도 생겼다. 그는 “이젠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동안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몸도 아팠고, 2017년에 찍은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는 MBC 총파업으로 인해 잘 안 됐다.(웃음) 슬프고 힘들었던 나날을 보냈는데, 2019년은 내게 ‘봄날’ 같은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행운처럼 찾아온 드라마로 많은 사랑도 받고 싶고, 다시 웃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 받을 것 같다. 시청률이 높으면 더 건강해질 것 같고, 하하하!”
한예슬은 선배 연기자 주진모, 김희원과 함께 드라마를 끌고 나간다. 두 사람 모두 큰 힘을 주는 존재다. 그는 “‘상남자’ 매력이 넘치는 두 선배님과 함께여서 든든하다”며 애교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주진모 선배님은 워낙 연기력이 출중해 내가 오히려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정말 많이 배려해주셨다. 내가 호흡을 맞춘 남자 연기자 중 가장 ‘상남자’다운 분이다.(웃음) 김희원 선배님 또한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이라 호흡이 만족스럽다. 좋은 선배님들과 동료, 스태프들이 애정과 시간을 아낌없이 쏟은 작품이다. 그런 만큼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SBS 드라마 ‘빅이슈’에서의 한예슬. 사진제공|SBS
● “평소엔 빈틈투성이”
한예슬은 ‘셀러브리티보다 더 유명한 신문 편집장’을 연기하기 위해 패션에도 한껏 힘을 줬다. 연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싶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패션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평소에도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번에는 권위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지수현의 매력을 의상에도 잘 표현해내고 싶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의상을 많이 챙겨 입었다. 미니멀한 룩부터 매니시한 정장까지 다양한 의상을 선보이게 됐다.”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조금씩 완성해가는 지수현에 대해 한예슬은 “부럽다”고 고백했다. 그 특유의 엉뚱함이 드러나 웃음을 자아냈다.
“지수현은 내가 가지지 못한 모습을 정말 많이 가졌다. 나는 지금보다 더 냉철해지고 싶다. 날카로운 판단력, 사람을 아우르는 카리스마,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지수현이 부러울 따름이다. 실제의 나는 어떠냐고? 온통 빈틈투성이다.(웃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지켜가는 지수현의 담대함을 닮고 싶다.”
18년 연기생활 중 가장 큰 변신에 도전한 한예슬. 그에게 ‘빅이슈’는 그야말로 “인생의 빅이슈”다. 그 도전 앞에서 한예슬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매력을 입은 느낌이 든다”며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 한예슬
▲ 1981년 9월18일생
▲ 2001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
▲ 2003년 MBC ‘논스톱4’ 출연
▲ 2004년 MBC ‘논스톱5’ 주연·연예대상 시트콤부문 최우수상
▲ 2006년 MBC ‘환상의 커플’ 주연·연기대상 우수상
▲ 2007년 영화 ‘용의주도 미스 신’ 주연
▲ 2008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대종상 신인여우상(‘용의주도 미스 신’)
▲ 2014년 SBS ‘마녀의 탄생’ 주연·연기대상 우수연기상
▲ 2017년 MBC ‘20세기 소년소녀’ 주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