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여진구 “진정한 연기자 돼 가는 느낌”

입력 2019-03-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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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여진구. 사진제공|제이너스엔터테인먼트

■ 왕과 광대 1인2역 완벽히 소화한 여진구

직접 의견 내며 처음으로 연기에 확신 가져
이세영과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연기했어요

두 청춘 연기자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연기 활동을 벌이며 쌓아온 실력이 이 정도라는 사실에 대중은 새삼 놀라워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그 성장을 함께 지켜본 뿌듯함이지 않을까. 4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를 이끈 여진구(23)와 이세영(27)이 그 주인공이다.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배움으로 메우며 성장했다”는 두 사람을 6일과 7일 각각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역삼동에서 만났다.

여진구는 “처음으로 연기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돌이켰다.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확인하며 연기하는 즐거움을 비로소 느꼈다는 말이다.

“이전까지는 주로 연출자의 의견에 따라 연기했다. 그렇다보니 주체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한계가 있다. 스스로 확신이 없어 회피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김희원 PD님이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물었다. 목소리를 냄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감이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어느새 자발적으로 작업에 참여하고 있더라. 신뢰를 받으며 연기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

이러한 변화는 여진구가 현장에서 더욱 자유롭게 뛰놀 수 있도록 했다. 김상경, 권해효 등 선배들의 연륜 깊은 시선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주저했지만, 촬영만 시작하면 극중 “서로 잡아먹는” 관계에 따라 눈빛에서부터 기에 눌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선배들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질문에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답해주셔서 저의 부족함이 선배들 덕분에 채워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상대역 이세영과는 멋진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현실 속 사랑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한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크다”는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쉽게 여기면 안 되는 것이어서 연기를 하지 않아야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면서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세영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자랑’한다.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의 여진구. 사진제공|tvN


극중 여진구는 왕과 광대의 1인2역을 소화했다. 분노에 짓눌려 퇴폐적이기까지 한 왕과, 밝고 맑은 기운을 지닌 광대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극단적인 성격과 분위기를 지닌 두 인물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각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재능을 과시했다.

그는 “연기자라면 어두움과 사연을 지닌 인물을 한 번쯤 맡아 보고 싶지 않나”라며 “막연히 바라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지 몰랐다”고 했다. 혹여 자신의 어린 나이가 캐릭터의 매력을 해치지 않을까, 시청자의 반감을 자아내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우려는 상상에 그쳤다. 그는 “카메라 앵글, 조명, 소품, 의상의 힘”이라며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왕이 된 남자’를 만나기 직전까지 막막하고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흔들렸다. 타이밍이 좋았다. 이번 성과가 앞으로 연기하는 데 부담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 잘해서가 아니라 방법을 알게 된 덕분이다. 이전보다 만족의 기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뛰어넘기 위해 한계에 계속 부딪치겠다.”

여진구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현재 연기의 맛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며 “이제야 진정한 연기자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채찍질하겠다”고 각오를 다시 세웠다. 군 복무는 염두에 둬야 할 과정. 그는 “워낙 건강하게 태어나 군 문제에 대해서는 마음 편하다”며 “그 전에 배낭 메고 세계일주를 하는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 여진구

▲ 1997년 8월13일생
▲ 2005년 영화 ‘새드 무비’ 데뷔
▲ 2016년 중앙대 연극영화학 입학
▲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 2013년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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