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3점슛 시도, 프로농구는 바야흐로 3점슛 시대

입력 2019-03-13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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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강상재(왼쪽)-KT 김민욱. 사진제공|KBL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란트(이상 골든스테이트), 제임스 하든(휴스턴) 등 탁월한 슈팅 능력을 가진 슈퍼스타들이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골밑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빅맨을 보유해야만 우승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유한 팀이 리그를 지배하면서 3점슛이 약한 팀은 우승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앤서니 데이비스(211㎝·뉴올리언스), 조엘 엠비드(213㎝·필라델피아), 칼 앤서니 타운스(216㎝·미네소타) 등 210㎝가 넘는 리그 정상급 센터들도 외곽에서 3점슛을 시도한다. 속공 상황에서 조차 레이업 슛이 아닌 3점슛을 시도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세계농구의 흐름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비롯해 스페인,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명문리그에서도 3점슛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유럽에서도 골밑에만 박혀 있는 정통 빅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변화에 둔감했던 한국 농구도 ‘센터 농구’에서 탈피해 3점슛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시도 자체가 엄청나게 늘었다. 국내프로농구 10개 구단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12일까지 팀당 많게는 52경기, 적게는 50경기를 소화하면서 총 1만1957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 중 3906개가 성공(성공률 32.7%)으로 이어졌다.

이 중 안양 KGC가 가장 많은 1525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KBL 출범이래 한 시즌에 1500개 이상 3점슛을 시도한 팀은 KGC가 처음이다. 부산 KT(1477개 시도)도 1500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10개 구단 중 3점슛 시도가 1000개가 되지 않는 팀은 울산 현대모비스(990개)와 전주 KCC(962개) 뿐인데, 정규리그 종료 시점에서는 10개 구단 모두 1000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KBL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3점슛에 대한 감독들의 인식이 바뀐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속공 상황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것은 국내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속공 3점슛은 기본이고 세트 오펜스에서도 패스 1, 2번 이후 곧바로 3점슛을 쏘는 빈도가 늘었다.

3점슛을 던지는 포지션의 폭도 넓어졌다. 과거에 3점슛 시도는 슈팅가드, 스몰포워드 등 슈터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편중되어 있었다. 200㎝가 넘는 토종 장신자원들은 3점슛을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외곽에 나가는 것 자체를 감독들이 차단했다.

이제는 다르다. 강상재(202㎝·전자랜드), 김민욱(205㎝·KT) 등 외곽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스트레치4(3점슛을 던지는 빅맨)’의 가치가 높아졌다. 이들의 3점슛은 아예 팀의 주요 옵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프로농구는 바야흐로 ‘3점슛 시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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