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생일’…세월호 참사 유가족 “분노와 공감의 영화”

입력 2019-03-14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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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질경찰’(위쪽)-‘생일’.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NEW

“눈물과 분노’가 함께 있어야 고인 웅덩이가 아닌 강물이 되어 세상을 바꾼다.”

2014년 4월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인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14일 SNS를 통해 밝힌 말이다.

‘악질경찰’과 ‘생일’ 등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 삼은 영화가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참사의 유가족이 처음으로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참사가 모티브이자 숨은 주제”인 ‘악질경찰’과 “참사 피해자들(유가족-부모와 형제, 생존학생, 희생학생의 친구, 이웃)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 ‘생일’이 잇달아 개봉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 영화 모두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했으며, 감독·스태프와 제작자 그리고 배우들까지 모두 어른으로서, 이웃으로서 미안함과 부채감을 진심으로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그 ‘공감’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악질경찰’과 ‘생일’의 이야기와 제작진이 담아낸 구체적인 메시지를 나름의 시각으로 전했다.

그는 ‘생일’이 “피해자들의 실제 사례를 미화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이웃을 자처했던 ‘나’를 되돌아보고, 세월호 참사 당시 함께 공감했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자성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304명이 희생당한 단일 대형 참사가 아니라 각각의 진실 규명이 필요한 304개의 사건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고 덧붙였다.

‘악질경찰’에 대해서는 ‘분노의 힘’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 영화가 안기는 “최고의 공감은 함께 분노하는 것임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근 위원장은 두 영화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의 이유가 점차 흐릿해져가는 지금, ‘살인범죄’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없이 우리 모두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알게 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으로서 그동안 겪을 수밖에 없었던 갖은 아픔을 표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을 감으면 영원히 뜨기 싫은 밤과, 눈을 뜨면 어떻게든 살아내야 할 아침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야 한다. 내 자식에게 갈 때까지”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유경근 위원장이 소개한 ‘악질경찰’은 한 비리경찰관이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세월호 참사에 얽힌 인물들과 함께 세상의 부조리를 드러내며 20일 개봉한다.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 연출로 이선균, 전소니 등이 주연했다.

4월3일 개봉하는 ‘생일’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나서 한 사고로 떠나간 아이의 생일을 계기로 벌어지는 그 부모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참사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담아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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