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훈 “불법촬영물? 죄송…경찰 유착 의혹? 아니다”
빅뱅 전 멤버 승리(29·이승현)와 가수 정준영(30)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약칭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공유(유포)한 혐의로 정식 입건된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최종훈은 16일 오전 10시경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최종훈은 몰려드는 취재진에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불법 촬영물 공유(유포)한 혐의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했다.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음주운전 보도 무마’ 등에 대해서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최종훈은 ‘경찰 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에게 직접 음주운전 보도 무마를 부탁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위 경찰 관계자가 생일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한 물음에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최종훈을 상대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유포)한 경위와 실제로 경찰관에게 부탁해 음주운전 보도를 무마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최종훈은 2016년 2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벌금형 처분을 받았지만, 단체 대화방 한 참여자가 고위 경찰 관계자에게 부탁해 언론 보도를 무마했다는 ‘경찰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종훈은 2016년 2월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벌금 250만 원,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7%였다.
이에 대해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음주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언론사나 경찰을 통해 그 어떠한 청탁도 한 사실이 없음을 본인(최종훈)을 통해 확인했다”고 경찰관 유착 의혹은 부인했다.
최종훈 역시 “보도를 통해 내가 참여한 단체 대화방 대화들을 마주했을 때, 잊고 있었던 과거 내용들을 다시 확인하게 되면서 너무나 괴로웠고 부끄러웠다. 경솔한 발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부터가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윤리 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지 반성이 됐다”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종훈 외에도 같은 혐의로 정준영과 클럽 아레나 전 직원 김모 씨가 지난 14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또한, 정준영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29)과 하이라이트 전 멤버 용준형(30)도 이미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 나비효과’로 시작된 ‘승리 게이트’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애초 직원의 고객 폭행 사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은 각종 범죄와 비리의 온상이었다. 마약·탈세·성접대·성매매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안에는 ‘버닝썬’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던 승리가 주요 인물로 자리한다.
뿐만 아니라 ‘승리 카톡’이라 불리는 단체 대화방 멤버인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유포 스캔들’(일명 몰카 스캔들)도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와 대화를 나눈 이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연예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덕분에 ‘KBS 장수 예능’으로 통하던 ‘1박 2일’이 제작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미 폐지를 요구하는 시청자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tvN ‘짠내투어’는 ‘정준영 지우기’에 돌입했다. 당장 이번 주 방송분부터 편집 등을 통해 정준영이라는 흔적을 지운다. 4월 첫 방송을 앞둔 tvN ‘현지에서 먹힐까?’도 정준영 분량을 통째로 드러낼 예정이다.
한편 대검찰청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의뢰받은 ‘버닝썬’·‘승리 게이트’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배당한 상태다. 과연 수사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무엇일까. 또 어떤 충격으로 대중이 공분하게 될까. 앞으로 진행되는 수사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