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 선사한 골프 황제의 넉살

입력 2019-03-17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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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골프팬들 앞에서 특유의 넉살을 부렸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도 황제다운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황제의 유머 감각을 발휘시킨 주인공은 케빈 나(36·미국)였다. 케빈 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우즈와 함께 라운드를 펼쳤다. 그리고 17번 홀(파3)에서 1m가량의 짧은 버디 퍼트를 하고는 평소 버릇대로 공이 채 컵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달려 나가는 자세를 취했다. 케빈 나는 퍼트가 들어갈 느낌이 들면 곧바로 홀 쪽으로 향하는 습관으로 유명하다.

케빈 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이날 처음으로 케빈 나와 조를 이룬 우즈는 이러한 모습이 익숙지 않았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뜻밖의 호기심을 느낀 우즈는 이내 80㎝짜리 버디 퍼트를 시도한 뒤 케빈 나처럼 재빨리 공을 잡으러 홀로 향했다. 다만 자신 역시 어색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공을 집어 들었고, 그린 주변에 있던 갤러리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황제의 센스 넘치는 ‘개그 플레이’에 화답했다.

이어 케빈 나와 주먹을 맞닥뜨리며 17번 홀을 빠져나간 우즈는 경기 후 “케빈 나는 마치 공이 홀에 들어가기도 전에 잡으려는듯 보였다”고 웃은 뒤 “나도 재미있게 그 자세를 취할 수 있을 듯했다. 다만 확실하게 퍼트를 성공시켜야했다”고 설명했다. 황제가 자신을 따라한 모습을 지켜본 케빈 나는 “우즈가 아직 빠르게 달려 나가지는 못했다. 나중에 레슨을 해주겠다”며 동반자 못지않은 너스레를 떨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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