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무대’ 앞두고 겹경사 맞은 ‘탱크’

입력 2019-03-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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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사진제공|KPGA

‘탱크’ 최경주(49·SK텔레콤)가 ‘약속의 무대’를 앞두고 겹경사를 맞았다. 세계골프 국가대항전 부단장으로 임명되면서 리더십을 다시 한 번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게다가 자신의 길을 따르는 아들의 우승 소식을 전해 들으며 홀가분한 마음을 안고 필드 위에 오르게 됐다.

최경주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이니스브룩 리조트(파71·7340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70만 달러·약 76억 원)에 출격한다. 이 대회는 개인 통산 8승 가운데 2승을 올린 뜻깊은 무대다. 2002년과 2006년에 걸쳐 두 차례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갑상선 종양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최경주는 올해 역시 후유증 탓인지 산뜻한 출발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달 제네시스 오픈과 이달 피닉스 오픈에서 연거푸 컷 탈락했다. 겨우내 최경주재단 소속 장학생들과 중국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잇따른 좌절 이후 보름 넘게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최경주는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재도약을 꿈꾼다. 이 대회 첫 우승을 이룬 17년 전에는 개척자의 신분으로 외롭게 출전했지만, 올해는 이경훈(28)과 임성재(21·이상 CJ대한통운) 등 든든한 후배들이 함께한다.

이처럼 굳은 마음을 안고 명예회복에 나선 탱크는 개막을 앞두고 흐뭇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첫 번째 낭보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부단장 임명이었다. 최경주는 20일 인터내셔널팀 어니 엘스(50·남아공) 단장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부단장 자리를 맡게 됐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팀과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대항전으로 199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대회는 12월 9일부터 일주일간 호주 로열멜버른 골프클럽에서 개최된다.

한국 남자골프의 대들보인 최경주는 2015년 인천에서 열린 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인터내셔널팀 부단장을 맡게 됐다. 현역선수로서도 2003년과 2007년, 2011년 출전한 경험이 있는 최경주는 “여러 나라에서 모인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일이 부단장의 몫이다.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최경주는 최근 또 하나의 기분 좋은 소식을 접했다. 바로 아들인 최강준 군(16)의 미국 주니어 대회 승전보였다. 최강준은 18일 끝난 텍사스주니어골프투어 트래디션즈 스프링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어릴 적 리틀야구를 하다가 10살 때 골프로 전향한 최강준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상을 밟으면서 뜻깊은 출격을 앞둔 아버지에게 커다란 응원을 보내게 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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