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이유리. 스포츠동아DB
두 사람이 주연한 MBC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이 평균 4%대(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21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월화드라마 ‘아이템’에 이어 ‘봄이 오나 봄’까지 화제몰이에 실패한 MBC 드라마는 좀처럼 침체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 김보미(이유리)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톱스타 출신 국회의원 아내 이봄(엄지원)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코미디다. 이유리와 엄지원은 영혼이 바뀐 서로를 연기하며 드라마를 이끌었다. 이종혁, 최병모, 김광규 등 베테랑 연기자들도 의기투합했다.
여러 연기자들이 힘을 쏟았지만, 드라마는 방영 기간 내내 시청자의 관심을 받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안방극장에 쏟아진 ‘1인 2역’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앞서 tvN ‘왕이 된 남자’, SBS ‘황후의 품격’ 등이 이미 1인 2역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후발주자인 ‘봄이 오나 봄’에서도 비슷한 소재가 반복적으로 사용돼 시청자들은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경쟁작 KBS 2TV ‘왜그래 풍상씨’에 화제성이 몰린 것도 이들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KBS 2TV ‘왕가네 식구들’, SBS ‘우리 갑순이’ 등으로 유명해진 문영남 작가가 집필해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올렸던 작품이다. 미니시리즈로서는 드물게 20%대(닐슨코리아)를 돌파하기도 했다.
MBC ‘왔다! 장보리’,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 등을 통해 ‘주말극 여왕’이란 수식어를 얻은 이유리는 오랜만에 미니시리즈에 도전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MBC 또한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이 모두 4%대에 머물러 민망한 상황에 놓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