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설경규로도 역부족…‘우상’ 관객 반응 냉담

입력 2019-03-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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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와 설경구가 주연한 영화 ‘우상’을 둘러싸고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견 없는 두 사람의 열연 속에서도 난해한 구성 연출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한석규와 설경구가 주연한 영화 ‘우상’을 둘러싸고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견 없는 두 사람의 열연 속에서도 난해한 구성 연출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한석규·설경구 열연 유명무실
“2시간 내내 퍼즐놀이한 기분”
공감 못 한 관객들 냉정한 평가

배우 한석규와 설경구의 ‘명불허전’ 열연이 다소 무색한 상황이다. 이들이 이수진 감독과 손잡은 영화 ‘우상’이 관객의 냉담한 평가에 직면했다. 개봉 전부터 제기된 몇몇 지적에 대해 관객 역시 아쉽다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한 ‘우상’(제작 리공동체영화사)이 20일 개봉해 첫 주말인 24일까지 누적 관객 15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독립영화라면 문제될 게 없지만, 총 제작비 규모 98억원에 이르는 상업영화인 데다 토요일 등 주말 약 70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관객의 평가가 얼마나 냉정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연기력에 관한 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배우, 한석규와 설경구의 주연영화임에도 반응은 신통치 않다. 두 배우가 각각의 캐릭터를 통해 내보인 섬뜩하면서도 처연한 모습이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못한 탓에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맹목적인 믿음이 실은 허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두 인물을 통해 전하려 했던 감독은 관객이 쉽게 눈치 챌 수 없는 속임수를 곳곳에 숨겨놓으면서도 해석의 단서 제공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때문에 한석규와 설경구는 집요하게 캐릭터에 파고들어 연기를 펼치지만, 관객이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둘 사이에 놓인 또 다른 인물(천우희)이 내뱉는 ‘조선족 대사’ 대부분은 정확히 전달조차 되지 않아 관객의 이해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이수진 감독은 2014년 저예산 영화 ‘한공주’를 통해 주목받은 신인 연출자이다. ‘우상’은 두 번째 작품이자 첫 상업영화이지만 지독하리만큼 난해한 구성과 연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개봉 전 제기된 여러 지적에 감독은 “사유가 많은 영화”이기 때문에 낯설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관객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독의 기대처럼 관객의 평가가 긍정적인 쪽으로 흐르는 건 아니다. ‘우상’을 본 관객들은 온라인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해석을 찾아보면 소름 돋는 장면이 많다”는 의견부터 “2시간 내내 퍼즐놀이한 기분”, “다른 걸 떠나 대사가 이렇게 안 들리는 한국영화는 처음”이라는 등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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