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진이가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장다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과 동시에 미움을 받았다. 그만큼 그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다는 증거이기도. ‘신사의 품격’ 이후 오랜 만에 기자들과 만난 윤진이의 종영 소감을 들어봤다.
“(‘하나뿐인 내편’에) 이런 저런 요소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그런 게 들어가서 이 드라마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또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와서 긴장감도 있고요.”
윤진이가 연기한 장다야는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었던 캐릭터였다. 그는 처음에 이런 캐릭터를 만나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했을까.
“다야는 처음에 당돌한 아이였어요. 아빠에 대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고요. 아빠 없는 설움을 당하고, 그거 때문에 뭔가 찌르면 터질 것 같은 아이였죠. 그런 걸 연기하면서 악역이라는 걸 알았어요. 또 그런 부분이 있어야 도란(유이 분)이 캐릭터가 살고요. 이 드라마를 하려면 꼭 해야 하는 역할이었어요. 그게 무너지면 보는 재미도 떨어지고요.”
미니시리즈가 아닌 긴 106부작의 이야기 속에서 윤진이가 악역을 연기하면서, 실생활에서도 느끼는 스트레스가 있었을 터.
“다야가 자꾸 불안감 속에 사니까, 집에서의 윤진이도 불안하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 매일 화를 내고 스트레스가 쌓이니까요. 대본을 공부하면서도 화를 내니까, 집에 와서 생각하면 화만 내다가 온 것 같고 기분이 우울하더라고요.”
이번 드라마에서 윤진이는 배우 차화연과 많은 장면에서 함께 호흡했다. 윤진이는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친해지게 됐다는 말을 전하며 “실제로도 친해서 통화도 많이 해요. 선생님(차화연)이 골프를 좋아하시는데, 저에게 쳐보라고 하셔서 한 번 배웠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또 교회도 같이 가자고 하셔서 같이 갔었어요. 초등학교 때 교회를 다니다가 선뜻 다시 가기 힘들었는데, 선생님이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연기도 정말 많이 알려주셨어요”라고 말하며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연기하면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안 좋은 이야기도 들어야했던 윤진이. 그런 이미지를 다른 매체를 통해 바꿔보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다야 캐릭터를 순화시키기 위해 예능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야를 좋아하고, 그 연기에 대해 아직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여운을 갖고 가고 싶어요.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순화시키고 싶고요.”
윤진이를 다음에는 어떤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는 “코믹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거요. 그런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차화연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고요. 그런 드라마를 많이 하고 싶어요. ‘7번 방의 선물’ 같은 거요. 악역 연구도 재밌었지만 그런 거(코믹) 연구할 때가 가장 재밌어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애드리브를 했었는데, 그런 걸 할 때마다 재밌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번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윤진이. 그는 어떤 배우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을까.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를 할 때도 압축된 연기, 조금만 보여줘도 아는 연기, 그런 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런 갈망이 있고요. 일차원적이고 오버하는 연기 말고요. 눈 하나 깜빡여도 생각하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력도 엄청나게 내공이 많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