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김천 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가 열렸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도로공사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2년 연속 왕좌에 오르는 데 실패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 수 있는 패자’였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던 도로공사의 올 시즌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우승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이효희, 박정아, 임명옥 등 주축들이 비시즌 내내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팀을 비웠다. 거기에 배유나, 문정원, 이원정 등이 수술대에 올라 활약을 장담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선수 이바나까지 어깨 통증으로 제 모습이 아니었다. 도로공사는 2라운드 들어 듀크를 데려왔지만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다. 여러 모로 삐걱대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전반기까지 4위에 처지며 봄 배구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브레이크 포함 17일간 경기가 없었고, 김종민 감독은 팀을 백지에서 재정비했다. 18일 만에 치른 실전인 현대건설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8연승을 내달리며 봄 배구에 안착했다. 포스트시즌 단골이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도로공사에 ‘봄 DNA’가 자리 잡았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GS칼텍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은 명승부 끝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도 선수들의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세 경기 모두 풀 세트 접전을 펼쳤고, 극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닷새 동안 15세트를 소화한 체력 고갈 상태에서 흥국생명과 끈질기게 맞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만 19세의 백업세터 이원정은 정규리그는 물론 봄 배구에서도 떨지 않으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 박정아는 여전히 건재하다. 도로공사가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