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DNA’ 증명한 도로공사,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다

입력 2019-03-27 2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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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김천 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가 열렸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디펜딩 챔피언’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언뜻 실패로 평가할 수 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올 시즌은 긍정 요소가 가득했다. 이제 도로공사는 ‘봄 배구 DNA’를 갖춘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우뚝 섰다.

도로공사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2년 연속 왕좌에 오르는 데 실패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 수 있는 패자’였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던 도로공사의 올 시즌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우승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이효희, 박정아, 임명옥 등 주축들이 비시즌 내내 국가대표팀 소집으로 팀을 비웠다. 거기에 배유나, 문정원, 이원정 등이 수술대에 올라 활약을 장담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선수 이바나까지 어깨 통증으로 제 모습이 아니었다. 도로공사는 2라운드 들어 듀크를 데려왔지만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다. 여러 모로 삐걱대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전반기까지 4위에 처지며 봄 배구가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브레이크 포함 17일간 경기가 없었고, 김종민 감독은 팀을 백지에서 재정비했다. 18일 만에 치른 실전인 현대건설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8연승을 내달리며 봄 배구에 안착했다. 포스트시즌 단골이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도로공사에 ‘봄 DNA’가 자리 잡았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GS칼텍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은 명승부 끝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도 선수들의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세 경기 모두 풀 세트 접전을 펼쳤고, 극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닷새 동안 15세트를 소화한 체력 고갈 상태에서 흥국생명과 끈질기게 맞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만 19세의 백업세터 이원정은 정규리그는 물론 봄 배구에서도 떨지 않으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 박정아는 여전히 건재하다. 도로공사가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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