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승리 비밀누나=고준희’ 의혹 해명→누리꾼 수사대 또 생사람
빅뱅의 전 멤버 승리를 둘러싼 성 매매 의혹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시 애꿎은 피해자가 등장했다.
지난 2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그가 운영했던 클럽 버닝썬이 집중 조명됐다. 이 과정에서 승리, 최종훈, 정준영 등이 소속된 단체 대화방에서 2015년 일본 사업가 접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이 메시지에서 승리는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라고 시간을 언급했고 정준영은 “여자들 8시까지 오라고 하면 되느냐”고 말한다. 여기에 최종훈은 “XXX(여배우) 뉴욕이란다. 여튼 배우 X들은 쉬는 날은 다 해외야”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이 대화에서 언급된 여배우가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소위 ‘승리의 비밀누나’가 누구인지로 불똥이 튀면서 배우 고준희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고준희가 2015년 당시 승리와 함께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점, 뉴욕에 있었다는 점 단 두 가지만을 들어 ‘승리의 비밀 누나’로 낙점했다. 이에 즉각 고준희는 SNS 댓글을 통해 해명했다.
또한 이들은 '승리 씨랑 연관 되신 건가요?' '고준희 씨 승리 비밀누나 진짠가요?' '승리 일이랑 다 아는데 아닌 척' 등의 댓글을 남기며 ‘승리의 비밀누나=고준희’라고 확정지었다. 다시 한 번 이 사건으로 엄한 피해자가 양산된 것이다.
이처럼 승리의 비밀누나 사태 이전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사건이 불거졌을 때에도 누리꾼들은 피해자 중에 여자 연예인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에 집중했다. 이에 유명 걸그룹 멤버를 비롯한 다수의 여배우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고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알린지가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위 누리꾼 수사대라는 이들이 활개 치며 고준희를 버닝썬 사태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었다. 자기 일에 한창인 사람을 뜬금없이 끌어들이고는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도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고준희의 의혹 해명에도 이들은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승리의 비밀누나’가 어떤 여배우이건 이 부분은 수사기관이 밝힐 일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은 이 비밀누나를 참고인 혹은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것이다. 누리꾼 수사대가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저 대화만으로 그 비밀누나가 아주 예전부터 승리의 일을 도왔으며 버닝썬 사태의 공범이라는 확신은 어떤 의식의 흐름으로 탄생했나. 또한 여배우의 이름을 언급한 건 최종훈인데 왜 고준희가 마침 그 때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고 뉴욕에 체류 중이었다는 것만으로 이 더러운 사건에 이름이 올라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동안 소위 누리꾼 수사대가 공적을 세운 적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언제나 지나침은 모자란 것만 못한 법이다. 스스로 누리꾼 수사대를 자처하는 이들이라면 ‘열 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단 한명의 무고한 사람이 발생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정신도 함께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사진=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