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 가운데 배우 전혜빈은 유준상, 오지호, 이시영, 이창엽과 더불어 ‘왜그래 풍상씨’ 속 5남매 중 어쩌면 가장 이성적인 인물로 분했다. 그동안 우리가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던 전혜빈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번 드라마를 통해 조금 더 새로운 그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 정말 5남매는 가족이 됐어요. 간분실(신동미) 언니도 가족처럼 지냈고요. 이 팀이랑 헤어진다는 건 뭔가 가족이랑 헤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그럴 정도로 기분이 이상했어요.”
이번 ‘왜그래 풍상씨’는 다른 드라마와 가장 큰 차별점이 있었다. 그건 모든 배우들이 드라마 촬영을 진행하기 전에 모여서 전체 회차의 드라마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는 것.
“작가 선생님이 대본 리딩을 하고 나머지 공부를 시키셨어요. 또 중간에 대사가 마음에 안 드는 신이 있으면 본인이 직접 연기를 보여주셨고요. 그리고 그건 누가 봐도 정답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배우들)도 그거에 대해 긴장이 됐죠. 저에게는 다른 애들은 불 같아도 이성적이고 냉정해야한다고 하셨어요. 감정도 보여주지 말라고 하셨고요. 처음에는 하기 쉬운 게 아니라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하다 보니 뭔지 알겠더라고요.”
5남매 중 실제 전혜빈과 가장 유사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묻자 전혜빈은 자신이 연기한 정상이를 꼽았다.
“가장 비슷한 포인트는 책임감이에요.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살더라고요. 그거 빼고는 비슷한 건 없었어요. (정상이와 달리) 정도 많고 말도 그렇게는 못하고요. 닮은 부분은 책임감인데, 제가 실제로 장녀이고 집안에서 책임을 져야하는 파트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런 건 정상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왜그래 풍상씨’에서 이정상(전혜빈 분)과 이화상(이시영 분)의 케미가 돋보였다. 자매지만 서로 바라만 봐도 으르렁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많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티격태격하는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화상 언니랑 그렇게 싸우고 연기를 했던 게 정말 재밌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또 그런 캐릭터를 만나게 되면 또 할 수 있을 정도예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그 신이 기대될 정도로 재밌게 촬영했죠. 나이도 비슷하다보니 통하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실제로도 (이시영이) 언닌데, 결혼해서 육아도 하면서 촬영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죠.”
그리고 이시영 다음으로 전혜빈과 케미가 좋았던 배우로 유준상(이풍상 역)을 빼놓을 수 없다.
“준상오빠와 연기를 할 때 정말 제가 정상이 같고, (유준상이) 풍상이 같았어요. 준상 오빠는 드라마 끝나고 나서도 절 그렇게 챙겨주셨어요. 형제들 중에 편애하기도 했고 과거에 소속사 나무엑터스에 같이 있었고요. 드라마 ‘조작’도 같이 했었죠. 그러다보니 무조건적인 애정이 생겼어요. 시집보내는 장면이나 오빠가 간암이라는 걸 알았던 신들을 통해서 더욱 진심으로 연기하게 됐고요.”
이번 드라마는 그야말로 ‘전혜빈의 재발견’. 그동안 대중들이 알고 있었던 이미지가 아닌, 또 다른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곧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원하던 바예요. 어릴 때 이미지가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서 본래의 모습들이 있는데도, 그 첫인상이 없어지기 쉽지 않은 것 같고요. 그러면서 색안경을 끼게 되고, 오해하는 이미지로 비춰졌죠. 근데 ‘왜그래 풍상씨’ 같이 시청률이 20%가 넘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댓글을 통해 저를 다시 보게 됐다는 댓글을 봤어요. 그게 너무 감개무량했죠. 배우로서도 좋은 성장을 하게 된 드라마를 만나서 감사해요.”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해보지 않을 수 없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전혜빈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제 연기를 보고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어요. 너무 부족하죠. 저는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아직도 노력하고 있어요. 왜냐면 만족을 하면 노력을 안 할 것 같아서요. 저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그렇게 봐주신다면 그 갭을 채우려고 노력해야겠구나 싶어요. 인정 받는 느낌을 받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에요.”